시나리오 · 20 / 20

⟪시나리오 대본: SCENE 18⟫

PART 11. 실행 – 최초의 시선 (최종본)
LOCATION: 예루살렘 왕궁 옥상 – 해질 무렵

EXT. 예루살렘 – 왕궁 복도, 늦은 오후

햇살이 어둡다.
왕궁은 조용하고 텅 비어 있다.
장수들은 모두 출정했고,
궁전엔 다윗 홀로 남아 있었다.

낮잠에서 일어난 그는 옷을 걸치며
창가에 선다.

눈빛은 맑지만 깊다.
양치기의 선한 마음, 오랜 도망자 시절, 긴 전투와 숱한 도전을 겪은 사람의 눈이다.
그러나…
그 속엔 지금,
잠에서 깬 피곤이 잠시 비친다.

INT. 왕궁 옥상으로 향하는 돌계단

그는 올라간다.
바람을 쐬러, 답답한 마음을 풀러.

옥상 바람이 그의 머리칼을 흔든다.
그는 멀리 예루살렘 저 아래를 내려다본다. 밤이나 달로 인해 예루살렘 성 안의 마을이 보인다.

EXT. 밧세바의 집 – 마당

밧세바, 물동이를 옆에 두고
하얀 몸을 드러낸 채,
물을 머리에서부터 천천히 끼얹는다.

그녀는 옆의 거울을 바라본다.
그 거울에는 멀리 왕궁 옥상의 난간이 비친다.
그녀는 알고 있다.
자신이 바라보는 거울을 누군가가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등을 돌린 채 머리를 풀고, 아무것도 모르고 목욕하는 여인처럼
다시 허리를 낮춰 물을 담는다. 그녀의 젖가슴이 더욱 도드라진다.

물방울이 어깨를 타고 흘러내릴 때—
그녀는 천천히 돌아선다. 그녀의 앞모습이 다윗에게 비춘다. 젖가슴, 물에 젖은 음부, 촉촉한 허벅지.

(앞에서 보여주었던 장면이 일부 편집되어서 필요한 만큼만 나온다.)

EXT. 왕궁 옥상 – 같은 시각

다윗, 멈춘다.
그의 시선이 정확히 그녀를 향한다.

그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숨소리가 약간 빨라진다.
손가락이 난간을 움켜쥔다.

그는 멈추려 한다.
그러나 자신의 몸이, 시선이, 본능이
더 이상 그를 따르지 않는다.

EXT. 왕궁 내 정원 – 그림자 안쪽

아히도벨, 조용히 그 옥상을 바라본다.
멀리서, 아무 말 없이.
다윗의 표정의 변화와 몸짓의 변화를 본다.

왕궁 옥상의 난간을 잡고 있던 그의 손이 점점 꽉 쥐어진다. 왕의 몸이 점점 더 앞으로 기운다. 그의 눈동자가 한 곳을 응시하는 것을 확인하다.

그의 입술이 아주 작게 움직인다.

아히도벨 (속으로)

시작되었다.
이제, 돌이킬 수 없다.

FADE TO BLACK

자막
“다윗은 그녀를 보고,
그녀를 불러들였으며,
그녀는 그와 동침하니라.”
― 사무엘하 11장

자막 2
“다윗은 우리아의 아내에게서
솔로몬을 낳으니…”
― 마태복음 1:6

마지막 자막 (흰 글자, 검은 배경)
“이 모든 이야기는
사실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