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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세 번의 아침

시험은 간단했다. 저녁에 함께 한 일이 아침에도 남아 있는가.

이스텔라가 제안한 방식이었다. 기억을 다루는 사람들은 그렇게 쟀다. 저녁에 얼굴과 이름을 보여 주고, 하룻밤을 재우고, 아침에 다시 물었다. 밤 사이에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지는지가 기억의 모양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저녁마다 세 사람은 한 가지 일을 했다. 정민서의 태블릿에 다음 주에 할 일의 순서를 그림으로 그리고, 그 그림에 대해 세 줄을 썼다. 그림은 그림 파일로 저장하고, 세 줄은 문서에 쳐 넣었다. 다리는 그 둘을 읽었다. 아침이 되면 누구든 먼저 온 사람이 미스라오샤를 열고 한 마디만 쳤다.

어제 우리가 어디까지 했지.

첫째 아침, 가장 먼저 온 사람은 정민서였다.

대답은 절반만 맞았다. 세 줄은 돌아와 있었다. 순서를 정했고, 두 번째 일을 먼저 하기로 했고, 이스텔라가 반대했다는 것까지. 그런데 그림은 없었다. 미스라오샤는 그림을 본 적이 없다는 듯이, 세 줄만으로 새 순서를 제안했다. 어제 그린 것과 같은 순서였지만, 어제 그린 것은 아니었다.

점심에 세 사람은 그 이유를 찾았다. 사진은 사진이 가는 길로, 글은 글이 가는 길로 따로 들어갔고, 다리는 글의 길만 읽고 있었다. 밤사이 원본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아침의 시험이 원본과 다른 곳에서 시작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사람도 그래.”

이스텔라가 말했다. “말로 한 것과 그림으로 본 것은 다른 자리에 들어가. 나중에 하나로 꺼내지 못하면, 무엇을 했는지는 기억하는데 어떻게 생겼는지는 몰라.”

조르두가 그날 저녁 두 길을 하나로 묶었다. 그림과 세 줄이 같은 묶음에 들어가고, 묶음에는 그것을 만든 날짜와 자리에 있던 사람의 이름이 붙었다.

둘째 아침에는 조르두가 먼저 왔다.

그는 커피를 탁자에 놓고, 노트북을 열고, 한 마디를 친 뒤 커피를 들었다. 그리고 내려놓았다. 마시기도 전에.

화면에 어제의 그림이 있었다. 그 아래 세 줄이 있었고, 그 아래 미스라오샤가 쓴 글이 있었다. 어제 여기까지 오셨습니다. 두 번째 일을 먼저 하기로 하셨고, 이스텔라 코헨님이 그 순서에 반대하셨습니다. 그림의 두 번째 상자에 그어진 줄이 그 반대인 것 같습니다.

그건 맞았다. 이스텔라가 펜으로 빗금을 그어 둔 자리였다. 아무도 그 선을 글로 적지 않았는데, 그림과 글이 한 묶음으로 건너오자 그 선도 함께 건너왔다.

이스텔라와 정민서가 들어왔을 때 조르두는 아무 말 없이 화면을 돌려 보여 주었다. 이스텔라가 자기가 그은 빗금을 한참 보았다.

“이번에는 남네.”

그녀가 말했다. 조르두의 커피는 식어 있었다.

나중에 정민서는 태블릿에 이렇게 적었다. 남은 것은 그림도 글도 아니다. 그 둘이 같은 저녁에 있었다는 것이다.

셋째 아침에는 비가 왔다.

전날 저녁에 세 사람은 일을 하나 바꿨다. 건물 전기 점검 때문에 다음 모임을 회의실이 아니라 조르두의 집 식탁에서 하기로 했다. 그림에도 그렇게 그렸고, 세 줄에도 써 두었다.

아침의 미스라오샤는 그림과 세 줄을 정확히 읽었다. 그리고 다음 모임을 회의실로 잡았다. 이유도 덧붙였다. 장소를 바꾸지 않는다는 원칙이 기록에 있습니다.

이스텔라가 문서를 거슬러 올라가 그 줄을 찾았다. 첫째 주에 정민서가 댓글로 단 줄이었다. 회의실에 오기 전에 의자 위치를 확인하는 사람이 쓴 줄. 비슷한 생각을 같은 자리에서 하기 위해, 장소는 바꾸지 않는다.

“제가 쓴 겁니다.”

정민서가 말했다. 누구도 묻지 않았는데.

“틀린 말은 아니잖아.”

“어제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조르두가 그 줄로 커서를 가져가다 멈췄다. 지우면 간단했다. 그 줄을 골라 지우면 됐다. 그는 지우기 키 위에 손가락을 올렸다가 이스텔라를 보았다. 이스텔라는 정민서를 보았다.

“지우지 말아 주세요.”

정민서가 말했다. “첫째 주에는 그게 맞았습니다. 다음에는 다시 맞을 수도 있고요. 이번에만 빼 주세요.”

그래서 조르두는 원본을 지우지 않았다. 다리가 읽는 묶음에 얼마나 오래된 줄인지가 함께 건너가게 했고, 이번 요청에서만 그 줄을 잠시 빼는 칸을 하나 만들었다. 빠진 줄에는 누가, 언제, 왜 뺐는지가 함께 적혔다.

그 일을 하는 동안 빗소리가 갑자기 굵어졌다. 창을 치던 빗방울이 한두 개에서 한꺼번에 많아졌다.

정민서가 고개를 들었다. 두 사람은 화면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창밖을 보았다. 빗소리는 굵어졌지만 길가의 사람들은 아직 우산을 펴지 않았다. 소리가 먼저 왔고, 비는 조금 뒤에 왔다. 그녀는 그 사이를 보았다. 몇 초가 안 되는 사이였다.

그녀는 태블릿에 단어 하나를 적었다가, 그것을 바라보기만 했다. 먼저.

저녁에 세 사람은 조르두의 집 식탁에 앉았다. 회색 노트북은 회의실 선반에 두고 왔다. 문서는 가져올 필요가 없었다. 각자의 화면에서 열렸으니까.

이스텔라가 일주일을 종이에 정리해 적고, 다 쓴 뒤에 문서로 옮겼다. 그림과 글을 한 묶음으로 남긴다. 묶음에는 날짜와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을 붙인다. 원본은 지우지 않는다. 낡은 것은 빼되, 뺐다는 것을 적는다.

“너무 사람 기억 같네.”

조르두가 말했다.

“사람 기억은 이렇게 정직하지 않아.” 이스텔라가 연필을 내려놓았다. “우리는 꺼낼 때마다 고쳐 써. 모르고. 자기가 고친 줄도 모르고.”

정민서는 창유리에 비친 식탁을 보았다. 처음 이 식탁에 없었던 사람이 하나 있었다. 자기였다.

“그런데 어제를 가져오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뭐가?”

“오늘 아침에 비가 오기 전에 소리가 먼저 왔습니다. 저는 그걸 알았고, 아무도 우산을 펴지 않았어요. 저건 어제를 정확하게 기억했는데, 밖에 비가 오는 것은 모릅니다. 물어보기 전까지는.”

두 사람이 그녀를 보았다. 정민서는 설명할 수 없었다. 그녀가 느낀 것은 비가 아니라 비가 오기 직전의 무언가였다. 그것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그녀도 몰랐다.

이스텔라가 문서 맨 아래 줄에 짧게 덧붙였다. 어제는 남았다. 지금은?

식탁 위의 등이 빗소리를 듣는 것처럼 조용했다. 비는 밤새 그치지 않았다.

이날 정한 것 — 문서

그림과 글을 한 묶음으로 남긴다. 묶음에는 날짜와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을 붙인다.

원본은 지우지 않는다. 낡은 것은 빼되, 뺐다는 것을 적는다. 누가, 언제, 왜.

남은 물음: 어제는 남았다. 지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