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1 / 27

프롤로그

2022년 12월, 샌프란시스코 만 남쪽.

일주일 전, 북쪽 도시의 한 회사가 대화하는 모델을 누구나 쓸 수 있게 풀어 놓았다. 닷새 만에 백만 명이 그것에게 말을 걸었다. 기차에서, 부엌에서, 아이의 숙제 앞에서. 사람들은 그것이 쓴 시와 코드와 사과문을 서로에게 보냈다. 뉴스는 매일 같은 말로 시작했다. 지능이 왔다.

후마타 시스템즈 4층에서는 그 일주일 동안 불이 꺼지지 않았다. 회사가 이 년째 만들어 온 모델이 있었다. 사내 문서에서는 철자 하나로 불렸다. A.

목요일 오후 다섯 시, 층 전체가 큰 화면 앞에 모였다. 의자가 모자라 사람들은 책상 모서리에 걸터앉거나 벽에 기대 섰다. 누군가 피자 상자를 열었고, 누군가 아직은 닫아 두라고 했다. 시연이었다.

대표가 앞에 섰다. 조르두 마커는 짧게 말했다. 일정을 앞당긴다고. 석 달 안에 바깥에 내놓는다고. 박수가 먼저 나왔고 숫자는 나중에 나왔다. 평가팀이 밤새 만든 표가 화면에 떴다. 열두 항목 가운데 아홉 개가 올라 있었다.

그다음은 대화였다. 맨 앞줄의 누군가 자판을 쳤다. 너는 누구야.

대답은 기다림 없이 왔다. 저는 후마타의 A입니다. 오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웃음과 박수가 함께 터졌다. 누군가 휘파람을 불었다.

이스텔라 코헨은 벽 쪽에 서서 그 문장의 첫 낱말을 보고 있었다. 저는. 기억을 잃어 가는 사람들이 그 낱말을 얼마나 오래 고르다가 말하는지, 그녀는 오래 들어 왔다. 화면의 것은 고르지 않았다. 그 낱말 뒤에 아무도 없어도, 그 낱말은 똑같이 매끄러웠을 것이다.

정민서는 태블릿에 시연을 받아 적고 있었다. 세 번째 질문에서 A는 한 도시의 인구를 말했다. 자신 있게, 출처까지 붙여서. 숫자는 틀렸고 출처는 없는 곳이었다. 박수 사이에서 그녀는 그 줄 옆에 작은 점 하나를 찍었다. 그 점을 본 사람은 없었다. 그녀에게는 익숙한 일이었다.

시연은 이십 분 만에 끝났다. 사람들이 피자 쪽으로 몰려갔다. 화면 위의 대화창이 닫히고 새 창이 열렸다. 빈 입력칸에서 커서가 깜빡였다.

조르두는 그 커서를 오래 보았다. 방금 이 층을 가득 채운 박수를, 저것은 하나도 알지 못했다. 다음에 누가 말을 걸어도, 저것은 오늘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다. 저는 후마타의 A입니다.

그는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갔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이스텔라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민서는 반대쪽 계단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세 사람은 그날 시연에 대해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01번 도로에 겨울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와이퍼가 같은 박자로 유리를 닦았다. 조수석의 이스텔라는 창밖을 보았고, 조르두는 운전하는 내내 한 가지를 생각했다.

지능은 왔다. 그것과 함께 일할 무엇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날 저녁, 그는 식탁에서 노트북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