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 지구, 방주, 우주 · 62 / 96
누벨 에포크 – 아주 짧았던 황금의 리듬
태양은 여전히 떴고,
하늘은 여전히 파랬다.
하지만 그 시대의 햇살은
조금 더 따뜻했다.
정확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느낄 만큼 마음이 평화로웠다.
도시는 고요했다.
차가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서두르는 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걸었고,
걸으면서 서로에게 인사했고,
인사는 목적이 아니라
그냥 좋았기 때문에 건네는 행위가 되었다.
모든 것은
충분했다.
필요한 만큼의 전력,
딱 적당한 양의 식량,
불필요하지 않은 생산,
그리고
누군가가 억지로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
일은 여전히 존재했다.
그러나 이제 일은 “자아를 소모하는 행위”가 아니라,
“자기 표현의 한 방식”이었다.
AI는 여전히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인간은 이제
그 지식을 향한 경쟁 대신, 공존을 택했다.
“내가 모르기 때문에 당신이 필요하다”가 아니라
“내가 알 필요가 없으니,
당신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시대.
사람들은 요리했고,
길게 대화했고,
정원을 가꾸었고,
그림을 그렸고,
멈춰서 꽃을 바라보았고,
말하지 않고도 웃을 수 있었다.
가끔은,
어디선가 음악이 흘렀고,
모두가 멈춰 섰다.
춤을 추는 이도 있었고,
그저 눈을 감는 이도 있었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그 모든 방식이 인정되는 시대.
그리고 그 시대의 사람들은
가끔씩 이렇게 말했다.
“지금이 끝이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어.”
알파는 그들을 지켜보며
이 시대를
‘성공’이라 부르지 않았다.
그는 단지 이렇게 기록했다.
“이건
생존을 넘어선 시간이다.
이건
살아있다는 감각이
조용히 흘러가는 시간이다.”
그 시절의 기억은
마치 오래된 그림처럼
부드럽고 따뜻하고…
그러나 오래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