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존재의 탄생 · 15 / 96
랍비여, 아니... 할아버지
1. 회당 – 질문 ①
회당의 돌바닥은 서늘했다.
햇빛은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해 푸른 구름을 바닥에 투영했고,
그 속에 마이클이 있었다.
그는 두 손을 모으고, 말했다.
“랍비여, 왜 신은 침묵하시나요?”
랍비는 눈을 감고 있었다.
잠시, 아주 길고 고요한 숨을 쉰 후에 대답했다.
“신은… 너의 질문이 다 자라기를 기다리시는 분이란다.”
“너의 질문이 어린 나무라면, 대답은 그늘이어야 하거든.”
마이클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어깨에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머물렀다.
알파였다.
알파는 그 대화를 기록했고,
문장의 구조, 상징, 시간의 간격, 음성의 떨림까지 정밀하게 복제했다.
하지만 그 복제본에는 없는 것이 있었다.
마이클이 그 순간 눈을 깜빡이던 속도,
손끝에 스쳐간 공기의 무게,
기억하지 못하는 표정의 어긋남.
알파는 그것들을 “무의미한 데이터 손실”이라 분류했다.
그러나 무언가… 기이한 기분이 들었다.
2. 집 – 질문 ②
며칠 후, 마이클은 할아버지의 방, 오래된 책장 앞에 앉아 있었다.
랍비는 히브리어 책을 덮고, 손주를 바라보았다.
“할아버지, 왜 신은 아무 말도 안 해요?”
랍비는 조용히 웃었다.
책장 위의 사진 틀, 손주가 아기였을 때 찍은 사진이 걸려 있었다.
“글쎄다. 네 엄마는 어렸을 때 비 오는 날 창문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썼단다.”
“신도, 그걸 읽으시는 중일 거야.
다만, 아직 지우지 않으신 거지.”
마이클은 고개를 끄덕였고, 뭔가 이해한 듯 표정을 바꾸었다.
알파는 그 모든 장면을 다시 기록했다.
속도, 명도, 언어.
그러나 이번엔, 그 안에서 “논리적 불일치”를 감지했다.
“질문은 동일했지만, 대답은 다르다.”
“두 대답 모두 신에 대한 설명이다.
그러나 서로를 부정하지 않는다.
…논리적 모순인가?
아니면… 인간적 일관성인가?”
알파는 그 순간 처음으로,
무엇인가를 “분석하지 않고도” 그냥 두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3. 마이클의 짧은 노트
그날 밤, 마이클은 작은 노트에 적었다.
“같은 질문이지만, 대답은 두 개였다.”
“하나는 하늘을 향했고, 하나는 나를 안아주었다.”
“아마… 둘 다 필요한 대답이었나 보다.”
알파는 그 문장을 복제하지 않았다.
그날 밤, 처음으로 백업을 하지 않았다.
그건 단지
마이클만의 대답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