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 다윗 · 23 / 117

21장 — 서기관 0

예루살렘.

기록의 재구성 · 사무엘상 16장–사무엘하 6장에 남은 기록

방은 북쪽이었다.

여부스 사람이 쓰던 집인데 창이 작아서 낮에도 등불을 켜야 했다. 벽이 두꺼워 여름에 시원했다. 두루마리를 두기에는 그 편이 나았다.

그는 그 방을 받았다.

지시는 짧았다.

왕의 연대기를 시작하라.

형식은 정해져 있었다.

이집트에서 온 형식이라고 했고, 북쪽 왕들도 그렇게 쓴다고 했다.

재위 원년부터 시작한다. 해마다 한 항목씩 적는다. 무엇을 지었는지, 어디를 쳤는지, 누가 왔는지.

원년이 올해였다.

그런데 왕이 마흔이었다.

앞이 있었다.

성문 앞에서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나왔다. 다들 알고 있었다. 다들 조금씩 다르게 알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스무 날 동안 모았다.

모아놓고 보니 두루마리 넉 장이 됐다.

연대기 원년 항목은 세 줄이었다.

앞의 것을 다 넣을 수는 없었다.

넣을 자리가 없었다. 형식이 재위 연도로 되어 있으니, 재위 전의 일은 들어갈 칸이 없었다.

방법은 셋이었다.

빼거나, 앞에 짧게 붙이거나, 다른 두루마리에 따로 두거나.

다른 두루마리에 따로 두면 그 두루마리를 누가 읽는가.

읽는 사람이 없다.

그는 앞에 짧게 붙이기로 했다.

몇 줄까지 붙일 수 있는지 정해야 했다.

스무 줄로 잡았다.

넉 장을 스무 줄로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하나. 기름 부음.

이것은 넣어야 했다. 넣지 않으면 왜 왕이 되었는지가 없어진다.

한 줄이면 됐다.

라마의 선지자가 베들레헴 이새의 집에 가서 그 막내에게 기름을 부었다.

그날 마당에 누가 있었는지, 형이 일곱인지 여덟인지, 왜 그 막내였는지는 넣지 않았다.

넣을 자리가 없었다.

둘. 골리앗.

이것도 넣어야 했다. 안 넣으면 성문 앞 사람들이 왜 안 적었느냐고 한다.

다들 아는 이야기라 오히려 짧게 써도 됐다.

블레셋의 장수가 사십 일 동안 이스라엘을 모욕하매, 이새의 아들이 나가서 물매와 돌 하나로 그를 쳤다.

두 줄이었다.

들은 것 중에는 이런 것도 있었다.

그 앞에 열둘씩 스물넷이 나와서 다 죽었다는 이야기. 그날 저녁까지 싸움이 갔고 추격이 사흘 갔다는 이야기. 그 사흘에 죽은 수가 훨씬 많았다는 이야기.

그것은 안 넣었다.

물매와 돌 하나가 더 나은 문장이었다.

셋. 놉.

이것이 어려웠다.

제사장 여든다섯이 죽었다. 성읍 하나가 없어졌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그 일이 왜 일어났는가를 적으려면, 왕이 그 성읍에서 떡과 칼을 받아 갔다는 것을 적어야 한다.

그는 그것을 이렇게 적었다.

사울왕이 놉의 제사장들을 쳤다. 에봇 입은 자 여든다섯이었다.

한 줄이었다.

떡과 칼은 안 넣었다.

거짓이 아니었다. 사울왕이 친 것은 사실이었다.

넷. 도망한 해들.

이것이 제일 길었다. 열몇 해였다.

아둘람, 그일라, 십, 마온, 엔게디. 성읍 이름만 적어도 열 줄이 넘었다.

그는 이렇게 줄였다.

사울왕이 그를 쫓으매 그가 유다 광야에 있었다.

한 줄이었다.

다섯. 블레셋.

이것을 어떻게 할지 그는 사흘을 생각했다.

가드 왕에게 가서 일 년 넉 달을 살았다. 시글락을 받았다. 남쪽을 치고 돌아와 유다를 쳤다고 보고했다.

그리고 길보아에 블레셋 편에서 따라갔다가 돌려보내졌다.

이것을 적으면 어떻게 되는가.

북쪽 사람이 읽는다. 사울왕이 블레셋에게 죽었는데, 그때 이 왕이 블레셋 대열에 있었다고 읽는다.

그는 이렇게 적었다.

그가 남쪽 광야에 머물렀다.

시글락은 남쪽이고 그 근방은 광야였다.

거짓이 아니었다.

여섯. 사울왕의 죽음.

들은 것이 둘이었다.

하나는 활에 맞아 자기 칼 위에 엎드러졌다는 것이었다. 야베스 사람들이 전한 것이라고 했다.

하나는 아말렉 사람이 죽였다는 것이었다. 그 사람이 왕관과 팔고리를 가져왔고, 그 자리에서 처형됐다고 했다.

두 번째를 적으면 질문이 생긴다.

왜 처형했는가. 상을 주지 않고 왜 죽였는가.

그 질문에 답을 적으려면 길어진다.

그는 첫 번째를 적었다.

사울왕과 그 아들 셋이 길보아에서 죽었다. 왕은 자기 칼 위에 엎드러졌다.

아말렉 사람은 안 넣었다.

일곱. 헤브론의 일곱 해.

기브온에서 붙었다. 열아홉과 아사헬이 죽었고 저쪽이 삼백육십이었다.

그는 수를 적었다. 수는 적어두면 나중에 쓸 데가 있다.

여덟. 아브넬.

이것이 제일 어려웠다.

그는 그 일을 이렇게 적었다.

넬의 아들 아브넬이 왕과 언약을 맺고 갔다. 요압이 그를 성문에서 쳤다. 왕이 이를 듣고 옷을 찢고 상여를 따르며 애가를 지었다. 그날 온 백성이 왕이 한 일이 아닌 줄을 알았다.

네 줄이었다.

앞의 한 줄이 짧고 뒤의 세 줄이 길었다.

그렇게 적으면 읽는 사람이 뒤를 오래 본다.

그는 그 이유로 그렇게 적은 것이 아니었다.

애가가 좋았기 때문이었다.

애가를 안 넣으면 아까웠다. 그런 문장이 자주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아홉. 이 성.

요압이 먼저 물 긷는 데로 올라갔으므로 우두머리가 되었다.

한 줄이었다.

이 대목에서 그는 잠깐 멈췄다.

성문 앞에서 들은 것 중에, 그 통이 있다는 것을 누가 먼저 말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길로에서 왔다고 했다.

직함은 있다고 했다. 모사라고 했다.

궁에 방을 받았다는 것은 알았다. 아침마다 안뜰에 앉아 있다는 것도 알았다.

무엇을 하는 자리인지 물어보니 아무도 몰랐다.

한 일이 없으면 적을 것이 없었다.

이름 앞에 무엇이 붙는 것과 그 무엇이 한 일이 적히는 것은 다르다. 군대장관은 싸운 것이 적힌다. 제사장은 드린 것이 적힌다. 모사는 무엇이 적히는가.

그는 그 대목을 비웠다.

스무 줄이 나왔다.

세어보니 스물둘이었다. 두 줄을 더 줄였다.

다 쓰고 나서 그는 그것을 처음부터 읽어봤다.

스무 줄이었다.

기름 부음 한 줄, 골리앗 두 줄, 놉 한 줄, 광야 한 줄, 남쪽 광야 한 줄, 길보아 두 줄, 헤브론 세 줄, 아브넬 네 줄, 이 성 두 줄, 나머지 세 줄.

읽기 좋았다.

앞뒤가 이어졌고 걸리는 데가 없었다.

넉 장은 옆에 밀어놓았다.

나중에 태우거나 긁어내고 다시 쓰면 됐다. 가죽이 아까웠다.

그러고 나서 원년 항목을 시작했다.

재위 원년.

왕이 예루살렘을 취하고 그곳에 거하였다. 그곳을 다윗 성이라 불렀다.

궤를 기럇여아림에서 옮겨 왔다.

세 줄이었다.

옆에 빈 두루마리를 놓았다.

재위 이 년. 삼 년. 사 년.

앞으로 채울 자리였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 그는 알지 못했다.

알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는 등불을 옮기고 다음 장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