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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8장 — 1232~1248년. 화덕 앞의 경연"
work: "소르카크타니 베키 — 기다린 여자"
part: "본문"
chapter: 9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sorghaghtani/09/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6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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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장 — 1232~1248년. 화덕 앞의 경연

화덕 앞이 달라졌다.

톨루이가 없었다.

아이들은 왔다. 여전히. 매일 밤. 소르카크타니가 먼저 앉았다. 수태차를 끓였다. 아이들이 하나씩 왔다.

그런데 — 그 자리가 달랐다.

전에는 아버지가 가끔 왔다. 돌아오는 날이면. 그 자리에 앉아서 말없이 불을 보았다. 아이들이 그것을 알았다.

지금은 — 그 자리가 비었다.

영원히.

소르카크타니는 그것을 느꼈다. 매일 밤. 그리고 — 느끼면서도 물었다.

“오늘 무엇을 봤느냐.”

이전과 같은 질문이었다. 그런데 무게가 달랐다.

아이들도 알았다. 이 질문이 전과 다르다는 것을. 어머니 혼자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 더 진지하게 대답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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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뭉케

뭉케는 돌아온 뒤로 — 달라졌다.

말이 더 없어졌다. 전에도 말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 다른 종류의 침묵이었다. 안쪽에 무언가 닫혀 있는 침묵이었다.

화덕 앞에 앉았다. 수태차를 받았다. 불을 보았다.

소르카크타니가 물었다.

“오늘 무엇을 봤느냐.”

뭉케가 오래 생각했다. 더 오래 생각했다. 예전보다.

그리고 — 정확하게 말했다. 짧게.

어느 날이었다.

오고데이의 사람이 다녀간 날이었다. 소르카크타니가 그 사람을 받는 것을 뭉케가 지켜봤다.

저녁에 화덕 앞에 앉았다.

소르카크타니가 물었다.

“오늘 무엇을 봤느냐.”

뭉케가 수태차를 보았다.

“어머니가 문서를 읽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렇다.”

“읽을 수 있는데.”

말이 거기서 멈췄다.

소르카크타니는 기다렸다.

뭉케가 고개를 들었다. 소르카크타니를 보았다.

“읽을 수 있는데 — 읽어달라고 했습니다.”

“왜 그랬을 것 같으냐.”

뭉케가 다시 생각했다. 오래.

“읽어주는 사람을 보려고.”

소르카크타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을 봤냐.”

“어디서 멈추는지를 봤습니다. 어디서 빠르게 지나가는지를. 어디서 목소리가 달라지는지를.”

“그리고.”

“두 군데에서 목소리가 달라졌습니다.”

소르카크타니는 뭉케를 보았다.

“그것이 무엇을 말하느냐.”

“그 두 군데가 — 그 사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이거나. 아니면 — 숨기고 싶은 곳입니다.”

소르카크타니는 오래 뭉케를 보았다.

톨루이의 눈이었다. 조용하고 무거운 눈. 그런데 — 보는 것이 달랐다. 톨루이보다 깊은 곳을 보았다.

“맞다.”

뭉케가 수태차를 마셨다.

그리고 말했다.

“그 두 군데가 — 숫자가 맞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소르카크타니는 말하지 않았다.

뭉케도 말하지 않았다.

둘이 불을 보았다.

한참 뒤에 소르카크타니가 말했다.

“알았으면.”

“품는 것입니까.”

“지금은.”

뭉케가 고개를 끄덕였다.

더 묻지 않았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뭉케에게는 — 원칙을 심었습니다.

왜 를 물었다. 무엇을 봤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 지금은 이라는 말을 가르쳤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 지금은 품어야 한다. 지금은 기다려야 한다.

뭉케는 그것을 배웠다. 빠르게. 한 번 말하면 두 번 말하지 않아도 됐다.

그것이 뭉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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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빌라이

쿠빌라이는 질문이 많았다.

물으면 — 또 물었다. 대답하면 — 왜요 가 나왔다. 그 왜요 에 대답하면 — 또 왜요 가 나왔다.

끝이 없었다.

소르카크타니는 잘랐다. 때로는.

“오늘은 여기까지다.”

쿠빌라이가 아쉬운 눈으로 보았다.

“왜입니까.”

“다 알려주면 — 네가 생각하지 않는다.”

쿠빌라이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안에서 무언가가 돌아가는 것이.

어느 날이었다.

쿠빌라이가 왔다. 화덕 앞에 앉았다. 그런데 — 말을 하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쿠빌라이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소르카크타니가 기다렸다.

쿠빌라이가 말했다.

“오늘 허베이 농민을 만났습니다.”

“그래.”

“땅이 좋았는데 —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다 어디 갔는지 물었더니 몽골 관리들이 너무 가져가서 떠났다고 했습니다.”

“들었다.”

“그러면 — 땅이 있어도 사람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입니다.”

소르카크타니는 쿠빌라이를 보았다.

“무엇을 하고 싶으냐.”

“몽골 관리들을 바꾸고 싶습니다. 중국 관리로.”

“왜.”

“중국 땅은 중국 방식으로 다스려야 합니다. 몽골 방식으로 다스리면 — 사람들이 도망갑니다. 사람이 없는 땅은 빈 땅입니다.”

소르카크타니는 불을 보았다.

“몽골 방식을 버리자는 말이냐.”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에서는 중국 방식을 쓰자는 것입니다.”

“그 차이가 무엇이냐.”

쿠빌라이가 생각했다.

“말을 탈 때와 배를 탈 때 — 같은 방식을 쓰지 않습니다. 다른 것을 타는 것이 아닙니다. 다르게 타는 것입니다.”

소르카크타니는 오래 쿠빌라이를 보았다.

아버지에게 없던 것이었다. 톨루이는 몽골이었다. 뼛속까지. 그것이 강점이었다. 그런데 — 그 밖을 보지 못했다.

쿠빌라이는 밖을 보았다.

“해라.”

쿠빌라이가 눈이 커졌다.

“바로 됩니까.”

“네가 보고 판단했다. 해라. 그리고 — 결과를 봐라.”

“결과가 나쁘면.”

“그것도 배우는 것이다.”

쿠빌라이가 일어섰다. 나가려다 — 돌아봤다.

“어머니는 — 왜 저한테만 이렇게 말합니까.”

소르카크타니는 웃었다.

“너한테만이 아니다.”

“형들한테도요.”

“형들한테는 다르게 말한다.”

쿠빌라이가 이상하다는 눈으로 보았다.

“왜 다르게 말합니까.”

“너희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쿠빌라이가 나갔다.

소르카크타니는 불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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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빌라이에게는 — 흡수하는 것을 심었습니다.

다른 것을 보게 했다. 다른 방식을 인정하게 했다. 몽골의 것을 버리지 않으면서 — 다른 것을 받아들이게 했다.

그리고 — 해라 를 가르쳤다.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게 했다.

쿠빌라이는 그것을 배웠다. 조금 느리게. 그런데 깊게.

그것이 쿠빌라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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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훌라구

훌라구는 달랐다.

뭉케처럼 조용하지 않았다. 쿠빌라이처럼 질문이 많지 않았다.

결론이 빨랐다.

화덕 앞에 앉으면 — 이미 생각이 다 된 상태였다. 어머니한테 들으러 온 것이 아니었다. 말하러 온 것이었다.

어느 날이었다.

“내일 동쪽 언덕에서 훈련이 있습니다.”

“알고 있다.”

“뭉케 형이 지휘합니다.”

“그렇다.”

“내가 해야 합니다.”

소르카크타니는 훌라구를 보았다.

“왜.”

“뭉케 형보다 내가 빠릅니다. 형은 생각이 너무 깁니다. 전장에서 생각이 길면 늦습니다.”

소르카크타니는 말하지 않았다.

기다렸다.

훌라구가 소르카크타니를 보았다.

“틀렸습니까.”

“틀리지 않았다.”

“그러면.”

“그런데 — 빠른 것과 이른 것이 다르다.”

훌라구가 이상한 눈으로 보았다.

“같지 않습니까.”

“네가 빠른 것은 맞다. 그런데 — 빠르게 가면 뒤가 없다.”

“뒤를.”

“뒤가 따라오지 못하면 — 너 혼자다. 아무리 빠른 사람도 혼자면 작다.”

훌라구가 입을 다물었다.

소르카크타니가 계속 말했다.

“뭉케는 느린 것이 아니다. 뒤를 보는 것이다. 뒤가 따라올 수 있는 속도로 가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앞에서 싸우지 마라.”

훌라구가 멈췄다.

“앞에서 싸우지 않으면 — 어디서 싸웁니까.”

“옆에서.”

“옆에서 싸우면 — 아무도 모릅니다.”

“안다.”

“알면서 왜.”

소르카크타니는 훌라구를 보았다.

“아무도 모를 때 가장 깊이 들어갈 수 있다. 옆에서 들어간 것은 — 막을 방법이 없다.”

훌라구가 오래 소르카크타니를 보았다.

그리고 — 고개를 끄덕였다.

느리게. 생각하면서.

“시험해 보겠습니다.”

소르카크타니는 말하지 않았다.

훌라구가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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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라구에게는 — 파고드는 방향을 심었습니다.

막을 수 없는 방향을. 옆에서 들어가는 것을. 앞에서 부딪히지 않는 것을.

훌라구는 그것을 배웠다. 몸으로 배웠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였다.

그것이 훌라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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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릭 부케

아릭 부케는 막내였다.

어렸을 때는 제일 쉬웠다. 어머니 옆에 있는 것을 좋아했다. 화덕 앞에 제일 먼저 왔다. 제일 오래 있었다.

그런데 — 클수록 달랐다.

형들이 멀리 나갔다. 뭉케가 바투의 원정에 갔다. 쿠빌라이가 허베이를 다스렸다. 훌라구가 서쪽으로 갔다.

아릭 부케는 — 몽골에 있었다.

본토였다. 칭기즈칸이 태어난 땅이었다. 거기 있었다.

어느 날 화덕 앞에 앉았다.

오래 말이 없었다. 소르카크타니도 기다렸다.

아릭 부케가 말했다.

“형들은 다 어디 갑니까.”

“할 것이 있어서 간다.”

“나는 왜 여기 있습니까.”

소르카크타니는 아릭 부케를 보았다.

막내였다. 아버지의 막내였던 것처럼 — 자신의 막내였다. 본토를 지키는 것이 막내의 것이었다. 전통이었다.

“여기가 가장 중요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습니다. 여기는.”

“있다.”

“무엇이.”

“뿌리가 있다. 칭기즈칸이 여기서 시작했다. 모든 것이 여기서 나왔다. 여기를 잃으면 — 뭉케도 쿠빌라이도 훌라구도 설 곳이 없다.”

아릭 부케가 불을 보았다.

“그래도 — 멀리 가고 싶습니다.”

소르카크타니는 그 말을 들었다.

솔직했다. 아릭 부케는 항상 솔직했다. 생각을 감추지 않았다. 그것이 강점이었다. 그런데 — 그것이 약점이었다.

“멀리 가는 것이 크게 가는 것이 아니다.”

“어머니.”

“뿌리가 깊은 나무가 높이 자란다. 뿌리 없이 높이 자란 것은 — 바람 한 번에 쓰러진다.”

아릭 부케가 소르카크타니를 보았다.

이해하는 눈이 아니었다. 듣고 있는 눈이었다. 들으면서 — 아직 받아들이지 않는 눈이었다.

소르카크타니는 그것을 보았다.

이 아이에게는 — 더 오래 걸릴 것이었다. 말로는 안 됐다. 시간이 가르쳐야 했다.

“지금은 여기 있어라.”

“나중에는.”

“나중에는 — 그때 보자.”

아릭 부케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해서가 아니었다. 어머니가 말했으니까였다.

소르카크타니는 그것을 알았다.

이해와 복종은 달랐다. 복종은 어머니가 옆에 있을 때였다. 이해는 — 어머니가 없어도 남는 것이었다.

아릭 부케에게는 이해가 심어지지 않았다.

그것이 소르카크타니의 가장 긴 숙제였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넷이 다 다른 밤들이 있었다.

같은 화덕 앞이었다. 같은 수태차였다. 같은 어머니였다.

그런데 — 같은 말을 하지 않았다.

뭉케에게 한 말을 쿠빌라이에게 하지 않았다. 쿠빌라이에게 한 말을 훌라구에게 하지 않았다. 훌라구에게 한 말을 아릭 부케에게 하지 않았다.

어느 날 뭉케가 말했다.

“어머니가 우리한테 다르게 말한다는 것을 — 우리가 알고 있습니까.”

소르카크타니는 수태차를 저으면서 말했다.

“안다.”

“왜 다르게 말합니까.”

“너희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어머니에게서 났는데.”

“같은 씨앗도 — 다른 땅에 심으면 다르게 자란다. 나는 씨앗을 심는 것이 아니다. 땅에 맞는 것을 심는 것이다.”

뭉케가 생각했다.

“그러면 어머니는 — 우리 각자를 따로 보는 것입니까.”

“함께 본다. 그런데 — 따로도 본다.”

“그것이 어렵지 않습니까.”

소르카크타니는 뭉케를 보았다.

“너희 넷이 있어야 한다. 한 명이 하나를 못 하면 — 다른 한 명이 해야 한다. 너희가 다르기 때문에 — 빈 곳이 없다.”

뭉케가 오래 소르카크타니를 보았다.

그리고 — 말했다.

“어머니는 — 우리 넷을 하나로 보십니까.”

소르카크타니는 불을 보았다.

“처음부터 그랬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것이 화덕 앞의 경연이었다.

경연이라고 했지만 — 싸움이 아니었다.

매일 밤. 아이들이 하루를 가져왔다. 소르카크타니가 물었다. 아이들이 대답했다. 소르카크타니가 다시 물었다.

그것이 쌓였다.

아이들이 크는 동안. 전장에 나가는 동안. 멀리 떠나는 동안.

그래도 돌아왔다. 화덕 앞으로. 어머니 앞으로.

한 명씩. 혹은 넷이 함께.

그리고 — 앉았다.

수태차를 받았다.

그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그것이 —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