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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104장 — 안 가르친 아들"
work: "밧세바"
part: "5권 · 솔로몬"
chapter: 110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110/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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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4장 — 안 가르친 아들

**예루살렘. 솔로몬이 쉰세 살이던 해. 르호보암이 마흔 살이던 해.**

<p class="coord">기록 사이의 빈칸 · 열왕기상 11장 43절–12장 1절 사이 · 14장 21절의 연령에서 확장</p>

나는 왕의 아들이다.

맏이다.

어머니는 암몬 사람이다.

나아마라고 하신다.

암몬 왕의 집안이라고 들었다.

혼인으로 오셨다.

내가 마흔이다.

아버지가 쉰셋이시다.

열셋 차이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아버지가 열셋에 나를 보셨다.

즉위하시고 이듬해에 나셨다고 한다.

나는 그것을 나중에 알았다.

아버지는 열다섯에 왕이 되셨다.

나는 마흔인데 아직 아니다.

나는 그것을 세어본 적이 있다.

세어보고 나서 아무 말도 안 했다.

말할 데가 없었다.

나는 궁에서 자랐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서부터 궁에 있었다.

밖에 나가본 것이 몇 번 안 된다.

아버지가 나를 부르신 적이 있다.

세어보면 여러 번이다.

절기에 부르시고 손님이 오면 부르신다.

가서 서 있는다.

서 있다가 온다.

무엇을 물으신 적은 몇 번 없다.

한 번은 몇 살이냐고 물으셨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한 번은 무엇을 하느냐고 물으셨다.

나는 아무것도 안 한다고 답할 수가 없어서 그냥 있다고 했다.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것뿐이었다.

나는 아무것도 안 한다.

이렇게 쓰면 이상한데 정말 그렇다.

할 일이 없다.

궁에 자리가 여럿이다.

군은 브나야가 맡았고 그가 죽고 그 아들이 맡았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곳간은 소밥 아저씨가 보신다.

제사장은 사독 어른 집안이다.

세 걷는 구역에 관장이 열둘이다.

그중에 왕의 아들이 없다.

나는 그것을 세어본 적이 있다.

아무 데도 없다.

아버지가 나에게 무엇을 시키신 적이 없다.

한 번도 없다.

마흔이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야단맞은 적도 없다.

무엇을 잘못했다고 하신 적이 없다.

잘했다고 하신 적도 없다.

아무 말씀도 안 하신다.

나는 그것이 좋은 것인 줄 알았다.

어릴 때는 그랬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작년에 나는 아버지께 여쭈어봤다.

여쭙기까지 오래 걸렸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몇 달 생각했다.

들어가서 이렇게 여쭈었다.

"…아버지."

"…"

"…제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아버지가 나를 보셨다.

한참 보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무엇을 하고 싶으냐."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는 그 물음에 답을 못 했다.

하고 싶은 것이 없었다.

아니, 있었는데 말할 수가 없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나는 몰랐다.

마흔인데 몰랐다.

아버지가 기다리셨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모르겠습니다."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이셨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러면 있어라."

나는 그 말을 들었다.

나오면서 나는 그것을 생각했다.

있으라고 하셨다.

나는 그것을 이십 년 하고 있다.

아버지는 열둘에 성문에 서 계셨다고 한다.

나는 그것을 나중에 들었다.

늙은 자에게 들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서 계시다가 두 마디 물으셨다고 한다.

묻고 나면 갈렸다고 한다.

나는 그것을 듣고 아버지께 여쭈어봤다.

정말 그러셨느냐고 여쭈었다.

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랬다."

"…누가 시키셨습니까."

아버지가 잠깐 계셨다.

"…네 할머니가 시키셨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는 그 말을 들었다.

할머니는 내가 나기 전에 돌아가셨다.

한 번도 못 뵀다.

"…무엇을 시키셨습니까."

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서 있으라고 하셨다."

"…"

"…무엇을 하라고는 안 하셨다."

"…"

<p class="sep" aria-hidden="true">◆</p>

"…서 있으니 알게 됐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여쭈었다.

"…저도 서 있으면 됩니까."

아버지가 나를 보셨다.

한참 보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지금은 성문에 사람이 안 온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옵니다, 하고 말하려다 말았다.

온다.

나는 그것을 안다.

궁 뜰에서 보면 성문 쪽이 보인다.

사람이 앉아 있다.

여럿이다.

그런데 아버지는 안 오신다고 하신다.

나는 그것을 그때 안 말씀드렸다.

말씀드리면 무엇이 되는가.

<p class="sep" aria-hidden="true">◆</p>

아버지가 틀리셨다고 하는 것이 된다.

나는 그것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해본 적이 없으니 못 한다.

나는 그것을 나오면서 알았다.

나에게 사람이 몇 있다.

젊은 자들이다.

나와 같이 자란 자들이다.

궁에서 났고 궁에서 컸다.

저녁에 부르면 온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와서 먹고 이야기한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가.

나는 그것을 세어본 적이 있다.

대개 다른 사람 이야기다.

누가 무엇을 했다더라.

누가 어떻더라.

그것뿐이다.

그리고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도련님이 왕이 되시면 다를 것이라고들 한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는 그 말을 여러 해 들었다.

들으면 좋다.

무엇이 다른지는 아무도 말 안 한다.

나도 안 묻는다.

늙은 자들도 있다.

아버지 밑에 있던 자들이다.

절기에 본다.

그자들은 나에게 말을 안 한다.

인사만 한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한번은 하나가 나에게 말한 적이 있다.

늙은 자다.

곳간에서 일하던 자라고 했다.

소밥 아저씨 밑에 있던 자다.

그자가 이렇게 말했다.

"…도련님."

"…"

"…북쪽 얘기를 들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나는 그 말을 못 알아들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무슨 얘기 말이오."

그자가 잠깐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노역 얘기입니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노역이 어떻소."

"…오래됐습니다."

"…"

"…삼십 년 됐습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는 그것을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물었다.

"…셈이 안 맞소?"

그자가 나를 봤다.

한참 봤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맞습니다."

"…그러면 되지 않소."

그자가 아무 말도 안 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절을 하고 갔다.

나는 그 뒷모습을 봤다.

보면서 무엇을 잘못 말했는지 생각해봤다.

셈이 맞으면 된 것 아닌가.

안 맞으면 문제다.

맞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나는 그것을 며칠 생각했다.

생각해도 안 나왔다.

안 나와서 그만두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리고 그자에게 다시 물어보지 않았다.

물어보면 내가 모른다는 것이 된다.

모르는 것이 남으면 안 된다.

나는 그것을 안다.

그것은 누가 가르쳐준 것이 아니다.

궁에서 자라면 저절로 안다.

아버지가 요새 편찮으시다.

쉰셋이신데 편찮으시다.

아버지의 아버지는 일흔까지 사셨다고 한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는 그것을 세어봤다.

아버지가 열일곱 해 더 사시면 나는 쉰일곱이다.

세어보고 나서 나는 그 셈을 그만두었다.

그런 것을 세면 안 된다.

세는데 안 세려고 했다.

나는 아버지가 무엇을 하셨는지 대개 안다.

성전을 세우셨다.

궁을 세우셨다.

성읍을 쌓으셨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두로와 셈하셨고 애굽과 혼인하셨다.

남쪽에서 여자가 왔다.

나는 그것을 봤다.

그때 열여덟쯤이었다.

금을 백이십 달란트 드렸다고 들었다.

나는 그 수를 기억한다.

어떻게 그것을 다 하셨는지 나는 모른다.

보고를 받으시는 것을 나는 옆에서 본 적이 있다.

듣고 고개를 끄덕이신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것뿐이다.

그러면 나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듣고 고개를 끄덕이면 되는 것 아닌가.

나는 그것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

생각하고 나서 그렇겠다고 여겼다.

지금도 그렇게 여긴다.

정해진 것이 다 있다.

구역이 정해져 있고 순서가 정해져 있고 나가는 것이 정해져 있다.

아버지가 정해두셨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러면 나는 그대로 하면 된다.

나는 그것을 세어봤다.

어렵지 않다.

어렵지 않은데 왜 아무도 나에게 아무것도 안 시키는가.

나는 그것을 세어보다가 그만두었다.

세면 기분이 나쁘다.

밤에 잠이 안 올 때가 있다.

그러면 나는 사람을 부른다.

부르면 온다.

와서 이야기한다.

들으면 잠이 온다.

나는 그것을 여러 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