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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89장 — 유언"
work: "밧세바"
part: "4권 · 밧세바 (3부)"
chapter: 94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094/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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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9장 — 유언

**예루살렘. 다윗이 일흔 살이던 해. 솔로몬이 열다섯 살이던 해.**

<p class="coord">성경의 기록 · 열왕기상 2장 1–12절</p>

나는 아버지를 잘 모른다.

열다섯 해 동안 몇 번 뵈었다.

세어보면 스무 번쯤 된다.

절기에 뵈었다.

절기에는 다 나온다.

나는 뒤쪽에 섰다.

앞에는 형들이 섰다.

어릴 때 한 번 안아주신 적이 있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나는 기억이 없다.

어머니가 말씀하시는 것을 들은 것이지 내가 아는 것이 아니다.

말씀을 나누신 적은 세 번이다.

세 번 다 짧았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한 번은 몇 살이냐고 물으셨다.

한 번은 무엇을 배우느냐고 물으셨다.

한 번은 아무것도 안 물으시고 고개만 끄덕이셨다.

나는 그것을 세어놓았다.

세는 것을 어머니가 가르치셨다.

그리고 열이레 전에 나는 왕이 되었다.

밤이었다.

자고 있는데 깨웠다.

어머니가 아니었다.

종이 깨웠다.

옷을 입히고 밖으로 데려갔다.

노새가 있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타라고 했다.

나는 무슨 일인지 안 물었다.

물으면 안 되는 것 같았다.

타고 갔다.

발이 안 닿았다.

노새가 컸다.

골짜기로 내려갔다.

기름을 부었다.

차가웠다.

그것을 나는 기억한다.

나팔이 울렸다.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는 앞만 보고 있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무도 안 알려줬다.

열이레 동안 나는 앉아 있었다.

의자가 컸다.

아침에 사람들이 와서 아뢴다.

나는 듣는다.

듣고 나서 무엇이라고 해야 하는데, 무엇이라고 하는지 모른다.

그래서 이렇게 한다.

하나를 묻는다.

물으면 아뢴 자가 더 말한다.

더 말하면 그 안에 답이 있다.

나는 그것을 성문에서 배웠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두 해 동안 성문에 서 있었다.

어머니가 가라고 하셨다.

가서 무엇을 하라고는 안 하셨다.

서 있으라고만 하셨다.

서 있으니 알게 됐다.

어제 아버지가 부르셨다.

부르셨다기보다 오라고 하셨다.

나는 그 방에 갔다.

두 번째다.

첫 번째는 열이레 전이다.

그날 아침에 인사를 드리러 갔다.

그때 아무 말씀도 안 하셨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를 보시고 고개만 끄덕이셨다.

어제는 달랐다.

방에 사람이 없었다.

수넴에서 온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가 발치에 앉아 있었다.

아버지가 누워 계셨다.

나를 보시고 일어나려고 하셨다.

여자가 팔을 잡아드렸다.

앉으셨다.

한참 아무 말씀도 안 하셨다.

나는 서 있었다.

앉으라고 안 하셨으니 서 있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러다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세상 모든 사람이 가는 길로 가게 되었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목소리가 낮았다.

잘 안 들렸다.

나는 한 걸음 가까이 갔다.

"…너는 힘써 대장부가 되고."

"…"

"…네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지켜 그 길로 행하고."

"…"

"…율법과 계명과 법도와 증거를 지키라."

나는 그것을 들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막힘이 없으셨다.

나는 그것이 이상했다.

아까까지 말씀이 느리셨는데 이 대목은 안 느리셨다.

여러 번 하신 말씀인 것 같았다.

아니면 오래 준비하신 것이거나.

나는 그것을 그때 생각만 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호와께서 내 일에 대하여 하신 말씀을 이루게 하시리라."

"…"

"…이르시기를 만일 네 자손이 그들의 길을 삼가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여 진실히 내 앞에서 행하면."

"…"

"…이스라엘 왕위에 오를 사람이 네게서 끊어지지 아니하리라 하신 말씀이니라."

<p class="sep" aria-hidden="true">◆</p>

거기까지가 이어졌다.

그리고 끊겼다.

한참 아무 말씀도 안 하셨다.

나는 기다렸다.

여자가 물을 드렸다.

받아서 반쯤 드셨다.

놓으셨다.

그리고 다시 말씀하셨다.

이번에는 달랐다.

끊겼다 이어졌다 했다.

나는 그것을 다 적을 수가 없다.

적을 수 없어서가 아니라 다 못 들어서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들은 대로 적는다.

"…스루야의 아들 요압이."

거기서 끊기셨다.

나는 기다렸다.

"…나에게 행한 일."

"…"

"…이스라엘 군대의 두 사령관에게 행한 일."

"…"

"…넬의 아들 아브넬과 예델의 아들 아마사."

두 이름이 나왔다.

나는 그 이름을 안다.

아브넬은 오래전이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내가 나기 전이다.

아마사는 팔 년 전이다.

기브온 큰 바위 곁에서 죽었다고 들었다.

그리고 다시 끊기셨다.

한참이었다.

그러다 이렇게 말씀하셨다.

"…죽여서."

"…"

"…평화의 때에 전쟁의 피를 흘리고."

"…"

"…허리에 띤 띠와 발에 신은 신에 전쟁의 피를 묻혔느니라."

나는 그 말을 들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띠와 신이라고 하셨다.

나는 그것이 무슨 말씀인지 몰랐다.

나중에 알았다.

아마사를 죽일 때 그랬다고 한다.

칼이 빠졌다가 주웠다고 한다.

띠가 헐거웠던 것이다.

나는 그것을 나중에 물어서 알았다.

그때는 몰랐다.

아버지가 그다음에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 지혜대로 행하여."

나는 그 말을 들었다.

"…그의 백발이 평안히 스올에 내려가지 못하게 하라."

<p class="sep" aria-hidden="true">◆</p>

방이 조용했다.

나는 서 있었다.

여자가 발치에 앉아 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봤다.

그리고 아버지를 봤다.

눈을 감고 계셨다.

나는 그것이 다 끝난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다시 말씀하셨다.

"…길르앗 바르실래의 아들들에게는 은총을 베풀어."

"…"

"…그들이 네 상에서 먹는 자 중에 참여하게 하라."

<p class="sep" aria-hidden="true">◆</p>

"…"

"…내가 네 형 압살롬의 낯을 피하여 도망할 때에 그들이 내게 나왔느니라."

나는 그 말도 들었다.

이번에는 안 끊기셨다.

갚으라는 말씀은 안 끊기셨다.

앞의 것은 끊겼는데 이것은 안 끊겼다.

나는 그것을 그때 알아챘다.

그리고 마지막이 있었다.

"…바후림 베냐민 사람 게라의 아들 시므이가 너와 함께 있나니."

나는 그 이름을 들었다.

모르는 이름이었다.

아버지가 이어서 말씀하셨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내가 마하나임으로 갈 때에 그가 악독한 말로 나를 저주하였느니라."

"…"

"…그러나 그가 요단에 내려와서 나를 영접하므로."

"…"

"…내가 여호와를 두고 맹세하여 이르기를 내가 칼로 너를 죽이지 아니하리라 하였노라."

거기서 멈추셨다.

나는 기다렸다.

한참 걸렸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를 무죄한 자로 여기지 말지어다."

"…"

"…너는 지혜 있는 사람이라."

<p class="sep" aria-hidden="true">◆</p>

"…"

"…그의 백발이 피 가운데 스올에 내려가게 하라."

나는 그 말을 들었다.

말씀을 마치셨다.

나는 서 있었다.

한참 서 있었다.

아버지가 눈을 감으셨다.

나는 절을 하고 나왔다.

나오면서 나는 그것을 세었다.

이름이 셋이었다.

요압. 바르실래. 시므이.

둘은 없애라고 하셨고 하나는 갚으라고 하셨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는 그것을 걸으면서 다시 들었다.

들으면서 하나가 걸렸다.

아버지가 요압을 서른일곱 해 두셨다.

아브넬을 죽였을 때 저주만 하시고 자리는 두셨다고 들었다.

압살롬을 죽였을 때도 아무 말씀 안 하셨다고 들었다.

아마사를 죽였을 때도 그러셨다고 들었다.

서른일곱 해 동안 한 번도 안 하셨다.

그런데 어제 하셨다.

나는 그것을 세었다.

왜 어제인가.

세어보니 하나가 나왔다.

어제 하셔야 하기 때문이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오늘 하시면 못 하신다.

아버지가 하시면 그것은 아버지가 하시는 것이다.

아버지가 하시려면 아버지가 사셔야 한다.

못 사신다.

그러니 나에게 하라고 하신 것이다.

나는 그것을 세었다.

세고 나서 다른 것을 세었다.

시므이다.

아버지가 맹세하셨다고 하셨다.

칼로 죽이지 않겠다고 맹세하셨다고 하셨다.

맹세하셨으면 못 하신다.

그런데 나는 맹세 안 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는 그 자리에 없었다.

아홉 해 전이다.

여섯 살이었다.

나는 그때 그 길을 걸었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어머니가 나를 업고 걸으셨다고 하셨다.

나는 기억이 없다.

돌을 던진 자가 있었다고 들었다.

저주한 자가 있었다고 들었다.

그것이 그 사람인가.

나는 그것을 어제 알았다.

아버지가 맹세로 묶이셨다.

나는 안 묶였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아들은 아비의 맹세에 안 묶인다.

그러니 나에게 넘기신 것이다.

나는 그것을 세고 나서 오래 걸었다.

그리고 마지막 것을 세었다.

아버지가 방법을 안 말씀하셨다.

요압을 어떻게 하라고 안 하셨다.

시므이를 어떻게 하라고 안 하셨다.

두 번 다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 지혜대로 행하라.

너는 지혜 있는 사람이라.

나는 그 말을 두 번 들었다.

두 번 다 같은 자리에서 나왔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이름을 말씀하시고, 이유를 말씀하시고, 그리고 방법 자리에 그 말을 넣으셨다.

나는 그것을 세었다.

방법을 말씀 안 하시면 방법은 내가 정한다.

내가 정하면 그것은 내가 한 것이다.

그런데 이름은 아버지가 대셨다.

그러면 누가 한 것인가.

나는 그것을 세다가 그만두었다.

세어도 안 나온다.

한 가지는 나왔다.

아버지가 말씀하신 것이 그것뿐이었는지 나는 모른다.

끊기셨다 이어지셨다 했다.

끊긴 자리에 무엇이 있었는지 나는 모른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내가 이어붙였을 수도 있다.

나는 그것을 나중에 여러 번 생각했다.

생각할 때마다 그 말씀이 조금씩 매끄러워졌다.

처음에는 끊겼는데 나중에는 안 끊겼다.

그것이 기억인지 내가 만든 것인지 나는 모른다.

그 방에 사람이 하나 더 있었다.

수넴에서 온 여자다.

발치에 앉아 있었다.

그 여자가 다 들었다.

나는 나오면서 그것을 생각했다.

생각만 하고 말았다.

아버지는 그 뒤로 이레를 더 사셨다.

이레 동안 나는 두 번 갔다.

두 번 다 아무 말씀도 안 하셨다.

그리고 돌아가셨다.

다윗 성에 장사되셨다.

사십 년을 다스리셨다.

헤브론에서 일곱 해, 예루살렘에서 서른세 해다.

나는 그 수를 세어봤다.

내가 열다섯이다.

아버지가 왕이 되신 것이 서른이시다.

나보다 열다섯 해를 더 사시고 왕이 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