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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78장 — 저 아이가 누구요"
work: "밧세바"
part: "4권 · 밧세바 (3부)"
chapter: 83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083/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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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8장 — 저 아이가 누구요

**예루살렘 성문. 다윗이 예순아홉 살이던 해. 장에 드나드는 사람들.**

<p class="coord">기록 사이의 빈칸 · 열왕기상 1장 8–10절, 32–40절 사이에서 확장</p>

나는 기름을 나른다.

저지대에서 짜서 성으로 올린다.

한 해에 대여섯 번 올라온다.

성문 안쪽에 자리가 있다.

거기서 셈을 한다.

들여올 때 재고 나갈 때 잰다.

세는 사람이 앉아 있다.

그 옆에서 재판을 한다.

왕이 나오시는 일은 없다.

몇 해 됐는지 모르겠다.

성읍 어른 둘이 앉는다.

궁에서 나온 관리가 하나 앉는다.

셋이 앉아서 정한다.

나는 그 옆에서 기름을 잰다.

그러니 다 듣는다.

듣고 싶어서 듣는 것이 아니다.

옆에 있으니 들린다.

작년 가을에 처음 봤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소년이 하나 서 있었다.

옷이 좋았다.

궁 옷이다.

열두어 살쯤 되어 보였다.

뒤쪽에 서 있었다.

앉지 않았다.

서서 보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이상하다고 안 봤다.

궁에서 나온 자가 여럿이다.

심부름하는 아이도 있다.

그런 줄 알았다.

두 번째 올라왔을 때 또 있었다.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세 번째에도 있었다.

나는 그때 옆사람에게 물었다.

"…저 아이가 누구요."

옆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모르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늘 있소?"

"…있소."

"…무엇을 하오."

"…아무것도 안 하오."

그것이 다였다.

아무것도 안 한다.

서 있기만 한다.

그해 겨울에 하나를 봤다.

두 사람이 다투는 일이었다.

나귀 때문이었다.

하나가 나귀를 빌려주었는데 그 나귀가 다리를 절게 되어 왔다고 했다.

빌린 자는 원래 절었다고 했다.

증인이 없었다.

앉은 어른들이 한참 물었다.

답이 안 나왔다.

둘 다 자기 말이 맞다고 했다.

그러다 관리가 이렇게 말했다.

"…빌려준 자에게 값을 절반만 물리겠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절반씩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둘 다 반쯤 진다.

흔히 그렇게 한다.

답이 없으면 나눈다.

그때 뒤에서 소리가 났다.

그 소년이었다.

앞으로 안 나왔다.

뒤에 서서 말했다.

"…여쭈어도 됩니까."

관리가 돌아봤다.

"…말하라."

소년이 이렇게 물었다.

"…그 나귀를 지금 누가 데리고 있습니까."

나는 그 물음을 들었다.

빌린 자가 이렇게 말했다.

"…제가 데리고 있습니다."

소년이 다시 물었다.

"…몇 날 됐습니까."

<p class="sep" aria-hidden="true">◆</p>

"…한 달쯤 됐습니다."

소년이 그것뿐이었다.

더 안 물었다.

그리고 뒤로 물러섰다.

관리가 잠깐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물었다.

"…절었다면서 한 달을 데리고 있었느냐."

빌린 자가 대답을 못 했다.

절어서 못 쓰겠으면 곧 돌려준다.

한 달을 썼으면 쓸 만했다는 것이다.

관리가 값을 물렸다.

빌린 자에게 물렸다.

나는 그것을 옆에서 봤다.

기름을 재다가 봤다.

보고 나서 손이 멈췄다.

소년이 판결한 것이 아니다.

두 마디 물었다.

누가 데리고 있느냐. 몇 날 됐느냐.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것뿐이다.

그런데 그것으로 갈렸다.

나는 그날 저녁에 그 이야기를 했다.

같이 기름 나르는 자들에게 했다.

하나가 이렇게 말했다.

"…그 아이 봤다."

"…봤소?"

"…봄에도 있더라."

"…"

"…누구 아들이래?"

"…왕의 아들이라던데."

거기서 다들 잠깐 있었다.

하나가 이렇게 말했다.

"…왕자면 왜 저기 서 있소."

맞는 말이다.

왕자가 성문에 서서 남이 재판하는 것을 볼 일이 무엇인가.

앉으면 되지 않는가.

하나가 이렇게 말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왕자는 왕자인데 어미가 그렇다더군."

"…어떻게 그렇소."

"…왕비가 아니라던데."

"…"

"…궁에 여자가 여럿이지 않소."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으로 설명이 됐다.

왕자는 왕자인데 앉을 자리는 아니다.

그래서 서 있다.

그러면 이상하지 않다.

나는 그것을 듣고 나서 다르게 봤다.

전에는 왜 서 있는지가 이상했다.

이제는 안 이상하다.

이상하지 않으니 신경을 안 쓰게 됐다.

그런데 계속 봤다.

한 해 동안 봤다.

여섯 번쯤 올라왔는데 여섯 번 다 있었다.

그리고 두어 번씩 물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늘 뒤에서 물었다.

앞에 안 나왔다.

판결도 안 했다.

질문만 했다.

질문이 짧았다.

한 번은 이렇게 물었다.

밭 경계 다툼이었다.

소년이 이렇게 물었다.

"…돌을 옮긴 것이 언제입니까."

옮긴 자가 작년이라고 했다.

소년이 그것뿐이었다.

그런데 그 옆에 있던 자가 이렇게 말했다.

"…작년이면 왜 올해 말합니까."

거기서 갈렸다.

작년에 옮겼는데 올해 말하는 것은 다른 일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보고 하나를 알았다.

저 아이가 답을 안 낸다.

답을 낼 자리를 만든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물으면 다른 자가 답한다.

답한 자가 자기가 맞혔다고 여긴다.

나는 그것을 알고 나서 이상했다.

열둘이나 열셋이다.

그 나이에 그것을 어떻게 아는가.

나는 열셋에 기름을 지고 다녔다.

아무것도 몰랐다.

이듬해 봄에 나는 두로 상인 하나를 만났다.

성문 밖에서 만났다.

그가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저 안에 소년이 하나 있다던데."

나는 놀랐다.

"…어디서 들었소."

"…아래에서 들었소."

저지대 장에서 들었다고 했다.

거기까지 갔다.

나는 그것을 그때 알았다.

나만 본 것이 아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성문에 오는 자들이 다 봤다.

보고 각자 자기 마을에 가서 말했다.

그것이 한 해 동안 돌았다.

두로 사람이 이렇게 물었다.

"…무엇을 하는 아이요."

나는 답을 하려다 멈췄다.

무엇을 한다고 해야 하는가.

아무것도 안 한다.

서 있다가 두 마디 묻는다.

그것을 어떻게 말하는가.

나는 이렇게 말했다.

"…묻소."

"…묻는다고?"

"…묻기만 하오."

두로 사람이 이상하다는 얼굴을 했다.

나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런데 묻고 나면 갈리오."

두로 사람이 그 말을 두 번 들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 그 아이가 정하는 것 아니오."

나는 그 말을 듣고 잠깐 있었다.

맞는 말인가.

정하는 것은 관리가 한다.

소년은 묻기만 한다.

그런데 묻고 나면 갈린다.

그러면 누가 정한 것인가.

나는 그것을 오래 생각했다.

생각해도 안 나왔다.

그해 여름에 그 아이 이름을 들었다.

성문에서 누가 불렀다.

솔로몬이라고 했다.

나는 그 이름을 그때 처음 들었다.

한 해 넘게 봤는데 이름을 몰랐다.

아무도 안 불렀기 때문이다.

부를 일이 없었다.

뒤에 서 있는 아이를 부를 일이 없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 뒤로 나는 그 이름을 몇 번 들었다.

저지대에서도 들었다.

장에서 이렇게들 말했다.

"…성문에 아이가 하나 있는데."

"…왕의 아들이라던데."

"…그런데 왕자는 아니라고."

"…왕자는 왕자래."

"…그러면 왕자지."

"…그런데 어미가."

늘 거기서 그친다.

그리고 이렇게 끝난다.

"…그래도 영리하대."

그 말이 붙는다.

늘 붙는다.

나는 그것을 이태째 듣고 있다.

나는 기름을 나른다.

궁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나는 모른다.

성문 안쪽 자리에서 셈을 하고 내려간다.

그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