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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69장 — 손"
work: "밧세바"
part: "3권 · 밧세바 (2부)"
chapter: 73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073/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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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9장 — 손

**예루살렘. 다윗이 예순두 살이던 해. 엘리암 쉰일곱.**

<p class="coord">기록 사이의 빈칸 · 사무엘하 19장 귀환 이후 · 직접 대응 기록 없음</p>

반년이 지났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은 여름이었다.

나는 그때 요단 건너에 있었다.

마하나임에 있었다.

소식은 사흘 뒤에 들었다.

짐 나르는 자에게서 들었다.

길로에서 스스로 하셨다고 했다.

집안일을 다 정리하고 하셨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한참 서 있었다.

그리고 내 구간으로 돌아갔다.

그날 저녁에 조를 짰다.

이튿날 아침에 나갔다.

**아무 일도 안 했다.**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곡을 하면 반역한 자를 곡하는 것이 된다.

가서 묻으려고 해도 요단 건너에 있었고 싸움 중이었다.

어머니가 하셨을 것이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것을 나는 나중에 들었다.

어머니가 혼자 하셨다고 했다.

품 사는 사람 둘이 도왔다고 했다.

돌아온 뒤에 나는 길로에 갔다.

한 번 갔다.

가서 어머니를 뵀다.

어머니가 마당에 계셨다.

일흔이 넘으셨다.

나를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왔느냐."

"…예."

그것이 전부였다.

그날 저녁에 어머니가 나를 앉히셨다.

**손을 펴라고 하셨다.**

나는 그것이 무슨 말씀인지 몰랐다.

"…손을 펴라."

폈다.

어머니가 내 손을 잡으셨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리고 손바닥을 짚으셨다.

"…여기에 네 딸이 있다."

"…"

"그리고 아이 넷이 있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어머니가 손가락을 하나씩 짚으셨다.

다섯을 짚으셨다.

짚으면서 하나씩 말씀하셨다.

**나는 그것을 다 들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듣고 나서 아무 말도 안 했다.

어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다시 해보아라."

나는 못 했다.

한 번 듣고 못 했다.

어머니가 다시 하셨다.

세 번 하셨다.

세 번째에 내가 했다.

틀리게 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어머니가 다시 하셨다.

**여섯 번 만에 됐다.**

어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가서 말해라."

"…"

"사람을 넣지 말고, 나를 시키지도 말고, 네가 가서 네 입으로 말해라."

나는 그 말을 들었다.

"…어머니가 가시면 안 됩니까."

어머니가 나를 보셨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안 된다."

"…"

"네가 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 말에서 나는 알았다.**

아버지가 시키신 것이다.

어머니가 지어낸 말이 아니다.

어머니는 이런 것을 지어내실 수 없다.

오십 몇 해를 같이 사셨는데 아버지 하시는 일을 한 번도 안 물으셨다.

**그런 분이 손가락 다섯에 하나씩 붙여서 외우실 수는 없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는 그것을 알았다.

알았는데 아무 말도 안 했다.

어머니도 아무 말씀도 안 하셨다.

그리고 이렇게만 말씀하셨다.

"…이것은 내가 하는 말이라고 해라."

"…"

"네가 생각해낸 것이라고 해라."

나는 그 말도 들었다.

"…예."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것이 무슨 뜻인지도 나는 알았다.**

반역한 자의 말이 남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남으면 그것이 딸에게 간다.

나는 그것을 알았다.

알고 나서 나는 잠깐 앉아 있었다.

**아버지가 마지막까지 세셨다.**

죽으면서도 세셨다.

누가 무엇을 전하고 누가 무슨 이름으로 남는지까지 세셨다.

나는 평생 그것을 못 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서른일곱 해 전에 마당에서 두 마디를 들었다.

말하지 마라. 남아라.

그것만 하고 살았다.

**그리고 그것이 아버지가 나에게 하신 유일한 지시였다.**

이번이 두 번째다.

예루살렘에 올라오는 데 이틀 걸렸다.

올라오면서 나는 그것을 외웠다.

걸으면서 손을 폈다.

폈다가 접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지나가는 사람이 봤을 것이다.

**궁에 들어가는 것이 어려웠다.**

들어갈 명분이 있어야 한다.

천부장이 궁에 들어갈 일이 없다.

아버지 집이 궁 옆에 있었는데 이제 그 집이 비었다.

그래서 명분이 없어졌다.

나는 사흘을 기다렸다.

기다리다가 이렇게 했다.

**군에 아뢸 것이 있다고 하고 들어갔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들어가서 아뢰고, 나오면서 안뜰을 지나갔다.

안뜰에서 북쪽 회랑으로 가면 여자들 사는 쪽이다.

거기까지는 못 간다.

**딸이 부엌에 자주 온다고 나는 들었다.**

어머니한테 들었다.

그래서 부엌 쪽으로 갔다.

종이 나를 막으려다가 내 옷을 보고 말았다.

천부장 옷이다.

**딸이 거기 있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앉아 있었다.

곡식을 고르고 있었다.

나를 보고 일어섰다.

"…아버지."

**나는 그 말을 들었다.**

그렇게 부르는 것을 스물 몇 해 만에 들었다.

두 살 때 이후로 못 들었다.

궁에 들어온 뒤로 마주치면 고개를 숙였고 나도 숙였다.

부른 적이 없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밖으로 나오너라."

우리는 뜰 구석으로 갔다.

담 옆이었다.

거기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무슨 말부터 해야 하는지 몰랐다.**

이틀을 걸으면서 외웠는데 앞에 서니 안 나왔다.

한참 서 있었다.

딸이 기다렸다.

묻지 않았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 집안이 다 그렇다.**

나는 그것을 그 자리에서 생각했다.

생각하고 나서 말했다.

"…네 할아버지 일은 들었느냐."

"…들었습니다."

"…"

"…여름에 들었습니다."

"…곡했느냐."

딸이 나를 봤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안 했습니다."

"…"

"…못 했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그래."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내가 말할 것이 있다."

"…예."

"…이것은 내가 하는 말이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는 그 말을 하면서 딸의 얼굴을 봤다.**

딸이 나를 보고 있었다.

**아무 표정이 없었다.**

"…예."

그것뿐이었다.

**나는 그때 알았다.**

**딸이 알아들었다.**

내가 이런 말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딸이 안다.

스물 몇 해 동안 나는 딸에게 아무것도 안 물었고 아무것도 안 말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작년 겨울에 한 번 물었다. 궁에서 성문 얘기가 도느냐고.

그것이 처음이었다.

**그런 아비가 와서 말할 것이 있다고 한다.**

**그러면 그것이 누구 말이겠는가.**

딸이 그것을 세었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알았다.

**그리고 딸도 아무 말도 안 했다.**

"…예"라고만 했다.

**둘 다 알고 둘 다 말 안 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는 손을 폈다.

"…손을 펴라."

딸이 폈다.

나는 딸의 손을 잡았다.

**작았다.**

내가 마지막으로 이 손을 잡은 것이 언제인지 나는 모른다.

두 살 때 잡았을 것이다.

기억이 없다.

손바닥을 짚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여기에 네가 있다."

"…"

"그리고 아이 넷이 있다."

딸이 나를 봤다.

"…손가락은 방법이다. 손바닥은 지킬 것이다."

"…"

"잊으면 손을 펴라. 펴면 손바닥이 먼저 보인다."

나는 손가락을 하나씩 짚었다.

**엄지.**

<p class="sep" aria-hidden="true">◆</p>

"…왕께 빚이 하나 있다."

딸이 나를 봤다.

한참 봤다.

나는 그것을 견디고 계속했다.

"…열아홉 해 전 일이다."

"…"

"그 일을 왕께서 한 번도 입에 올리신 적이 없다."

"…"

"안 하시는 것은 없어서가 아니다. 있어서 안 하시는 것이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

"쓰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쓸 것이 그것 하나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라는 것이다."

딸이 고개를 숙였다.

**둘째 손가락.**

"…혼자서는 안 된다."

"…"

"말하는 자가 하나면 그것은 청이다. 청은 물리면 그만이다."

"…"

"셋이면 다르다. 셋이 같은 것을 말하면 그것은 이미 그렇게 된 일이 된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

"이 손가락으로 사람을 가리킨다. 가리킬 사람을 셋 만들어라."

**가운뎃손가락.**

"…이번 일로 판이 갈렸다."

"…"

"이긴 쪽이 자리를 나눈다. 나눌 때 다 나눠주지 않는다. 앞에 선 자들이 먼저 가져간다."

"…"

"그러면 남는 자가 생긴다. 이쪽에도 못 끼고 저쪽에도 못 낀 자들이다."

"…"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자들을 찾아라."

"…"

"지금은 쓸 데가 없다. 나중에 쓸 데가 있다."

"…"

"자리를 못 받은 자는 자리를 줄 사람을 기다린다. 기다리는 자에게는 값이 안 든다."

**넷째 손가락.**

"…왕은 미루신다."

"…"

"미루시는 분에게 청하면 미루신다. 그러니 청하면 안 된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

"미룰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딸이 물었다.

"…어떻게요."

**나는 그 물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니도 그 자리에서 물으셨다.

**그리고 답이 없다.**

"…나도 모른다."

"…"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것은 그때 가서 네가 볼 것이다."

"…"

"이 손가락은 혼자 안 굽는다. 옆것이 같이 굽어야 굽는다."

**새끼손가락.**

여기서 나는 잠깐 멈췄다.

이것이 제일 짧다.

**그런데 이것이 제일 오래 걸렸다.**

어머니가 이것을 말씀하실 때 목소리가 달랐다.

"…너는 세는 것을 잘한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딸이 나를 봤다.

"…"

"세고 또 센다."

"…"

"그런데 세는 자는 흠이 있다."

"…"

"세다가 때를 놓친다."

딸이 아무 말도 안 했다.

"…때가 오면 세지 마라."

<p class="sep" aria-hidden="true">◆</p>

"…"

"한 번 세고 움직여라."

"…"

"두 번 세면 늦는다."

**말을 마쳤다.**

딸이 손을 펴고 있었다.

한참 펴고 있었다.

그러다 접었다.

접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다시 해보겠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시키지 않았다.**

어머니는 나에게 여섯 번을 시키셨다.

**딸은 스스로 했다.**

딸이 손을 펴고 엄지부터 짚었다.

"…빚이 하나 있다."

"…혼자서는 안 된다. 셋을 만든다."

"…어느 쪽에도 못 낀 자를 찾는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미룰 수 없게 만든다."

"…두 번 세면 늦는다."

**한 번에 했다.**

나는 그것을 보고 서 있었다.

"…손바닥은."

딸이 손바닥을 봤다.

"…저하고 아이 넷입니다."

"…그렇다."

우리는 한참 서 있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딸이 이렇게 물었다.**

"…아버지."

"…"

"…이것을 언제 하라고 하셨습니까."

**나는 그 물음에 답을 못 했다.**

어머니가 그것은 안 말씀하셨다.

아버지도 안 말씀하셨을 것이다.

"…모른다."

"…"

<p class="sep" aria-hidden="true">◆</p>

"…아무도 안 알려준다고 하셨다."

**나는 그 말을 하고 나서 그것이 아버지 말씀이라는 것을 알았다.**

내가 지어낸 말이 아니다.

어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셨다.

**그리고 나는 그 말을 그대로 옮겼다.**

딸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것이 전부였다.**

나는 돌아섰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돌아서면서 한 번 뒤를 봤다.

딸이 아직 서 있었다.

손을 보고 있었다.

폈다 접었다 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고 걸어갔다.

궁을 나오면서 나는 그것을 세었다.

**내가 오늘 무슨 말을 했는가.**

세어보니 다섯 가지다.

그런데 그 다섯 가지가 무슨 뜻인지 나는 반쯤만 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빚이 하나 있다는 것.**

그것이 무슨 빚인지 나는 안다.

열아홉 해 전 여름이다.

내 사위가 죽었다.

그때 나는 배치를 봤다.

뒤를 받치는 자리가 없었다.

두 번 봤다. 두 번 다 없었다.

**물으러 안 갔다.**

말하지 마라. 남아라.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것이 그 빚이다.**

나는 그것을 성문을 나오면서 알았다.

**아버지가 그것을 아셨다.**

내가 그날 안 물었다는 것을 아셨다.

한 번도 그 말씀을 안 하셨는데 아셨다.

그리고 오늘 나에게 그 말을 옮기게 하셨다.

**빚이 하나 있다고.**

나는 성문 밖에서 한참 서 있었다.

날이 저물고 있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는 오늘 두 번째 지시를 받았다.**

첫 번째는 스물세 해 전이었다.

말하지 마라. 남아라.

그것을 스물세 해 했다.

**오늘 것은 반대였다.**

가서 네 입으로 말해라.

**한 번 하고 끝났다.**

나는 그것을 세고 걸었다.

진영까지 걸어가는 데 반 각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