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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54장 — 없는 동안"
work: "밧세바"
part: "3권 · 밧세바 (2부)"
chapter: 58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058/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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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4장 — 없는 동안

**북쪽 국경. 다윗이 쉰두 살이던 해. 엘리암 마흔일곱.**

<p class="coord">기록 사이의 빈칸 · 사무엘하 13장 34–39절에서 확장</p>

나는 왕의 군에 있다.

천부장이다. 오른쪽 구간을 맡는다.

길로 사람 아히도벨의 아들이고, 이름은 엘리암이다. 스무 살에 아버지가 나를 이 무리에 넣으셨다.

스물일곱 해가 되었다.

소식은 진영에서 들었다.

닷새 뒤였다.

전령이 아니라 짐 나르는 자에게서 들었다.

성에서 물자를 지고 오는 자들이 있는데 그자들이 말을 지고 온다.

"…왕자님 한 분이 돌아가셨답니다."

"…누가."

"큰 도련님이시랍니다."

"…어떻게."

"…"

"양털 깎는 데서요."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는 그것을 듣고 요압에게 갔다.

요압도 그때 들었다.

같은 자에게서 들었다.

우리는 진영 밖으로 나가서 이야기했다.

"…자세히 아나."

"모릅니다."

"…"

"압살롬 도련님이 청하셔서 왕자들이 다 가셨답니다. 거기서 그렇게 됐답니다."

요압이 한참 아무 말도 안 했다.

그러다 이렇게 물었다.

"…두 해 됐나."

"…예?"

"작은 아씨 일 말이다."

"…두 해 됐습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요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줄 알았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요압은 그런 말을 잘 안 한다.

"…아셨습니까."

"이렇게 될 줄 안 것이 아니라."

"…"

"무엇인가는 될 줄 알았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정하지 않으시면 누가 정한다."

진영에서는 그 이야기가 사흘쯤 돌았다.

도는 방식이 궁하고 다를 것이다.

궁에서는 어떻게 말하는지 나는 모른다.

여기서는 이렇게 말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갚은 거지."

"두 해를 참았으면 참을 만큼 참은 거고."

"누이가 그렇게 됐는데 아무 일도 없으면 사람이 어떻게 사나."

그런 말이었다.

아무도 잘못했다고 안 했다.

여기 있는 자들은 다 사람을 죽여봤다.

죽인 것 때문에 무엇이라고 하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묻는 자가 있었다.

"…그런데 그동안 왕께서는 뭐 하셨대?"

거기서 말이 그쳤다.

나는 그것을 봤다.

말이 그치는 데가 있으면 거기가 무거운 데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한 달쯤 뒤에 성에서 사람이 왔다.

왕께서 심히 통곡하셨다고 했다.

옷을 찢고 땅에 누우셨다고 했다.

신하들도 다 옷을 찢고 곁에 섰다고 했다.

그리고 날마다 우신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요압에게 옮겼다.

요압이 듣고 물었다.

"…그러고 나서."

"…예?"

"그러고 나서 무엇을 하셨느냐고."

나는 대답을 못 했다.

전해 들은 것이 거기까지였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두 달이 지났다.

아무것도 안 하셨다.

압살롬 도련님은 그술에 계신다고 했다.

외조부께서 그술 왕이시니 거기 가 계신다.

잡으러 사람을 보내셨다는 말이 없었다.

돌아오라고 하셨다는 말도 없었다.

큰 도련님 일을 어떻게 하셨다는 말도 없었다.

우신다는 말만 왔다.

가을에 요압이 나를 불렀다.

밤이었다.

"…성에 다녀와라."

"…예."

"물자 셈이 안 맞는다고 하니 가서 보고 와라."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것은 명분이었다.

가서 무엇을 보고 오라는 것인지 요압은 말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나는 알았다.

성에 닷새 있었다.

물자 셈은 반나절에 끝났다.

나머지 나흘 동안 나는 궁 안뜰에 앉아 있었다.

아버지 집이 궁 옆이니 거기서 자고 아침에 나왔다.

앉아서 봤다.

궁이 조용했다.

일은 굴러갔다.

세를 걷고, 성벽을 고치고, 두로에서 온 목수들이 일했다.

왕은 낮에 안 나오셨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흘 동안 두 번 뵈었다.

한 번은 뜰을 걸어가시는 것을 멀리서 봤고, 한 번은 저녁에 사람들과 계신 것을 봤다.

우시는 것은 못 봤다.

우신다는 말은 도는데 우시는 것을 본 자는 없었다.

그것이 이상했다.

아버지께 여쭈었다.

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석 달 됐다."

"…예."

"석 달 동안 아무것도 안 정하셨다."

"…"

"큰 도련님 일도 안 정하셨고, 셋째 도련님 일도 안 정하셨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러면 어떻게 됩니까."

아버지가 나를 보셨다.

"…쌓인다."

나는 그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알아듣지 못한 채로 진영으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요압에게 보고했다.

물자 셈이 맞았다고 하고, 궁이 조용하다고 하고, 아무것도 안 정하셨다고 했다.

요압이 그것을 다 듣고 아무 말도 안 했다.

한참 있다가 이렇게 말했다.

"…내가 그 일을 겪었다."

"…예?"

"내 동생이 기브온에서 죽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는 그것을 안다.

내가 들어오기 전 일이다. 들어와서 들었다.

"…그때 왕께서 무엇이라고 하셨습니까."

요압이 잠깐 있었다.

"…잘했다고 하셨다."

"…"

"그리고 그게 다였다."

그날 밤에 나는 잠이 안 왔다.

무엇 때문인지는 몰랐다.

그 뒤로 두 해가 더 지났다.

세 해가 되었다.

그 세 해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느냐 하면, 별일이 없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봄에 나가고 가을에 들어왔다.

북쪽 국경에서 두 번 붙었다. 크지 않았다.

내 구간에서 열하나가 죽었다.

이름을 다 안다.

셋은 아들이 있고 여덟은 없었다.

아들이 없는 자는 명단에서 지우면 끝이다.

나는 그것을 매번 본다.

세 해 동안 왕은 한 번도 안 나오셨다.

열한 해째다.

그동안 나는 늙었다.

마흔셋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무릎이 안 펴진다. 반 각쯤 지나면 펴진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왼쪽 어깨가 비 오는 날 결린다.

게셀 아래에서 받힌 데다.

그때 나를 끌어낸 것이 우리아였다.

죽은 줄 알고 끌었다고 했다. 확인할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세 번 왔다 가면서 셋을 끌었고 나는 두 번째였다.

그 뒤에 내가 딸을 주었다.

이 나라에 아무도 없는 사람이었다. 땅이 없고 지파가 없고, 죽으면 거둘 형제가 없었다.

그래서 주었다.

일곱 해 전에 랍바 성벽 아래에서 죽었다.

시신을 못 거뒀다.

거둘 형제가 없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계절에 한 번 성에 간다.

가면 아버지 집에서 자고 아침에 나온다.

딸이 궁에 있다.

마당에서 볼 때가 있다.

아이를 안고 있거나 데리고 있다.

아이가 넷이다.

큰아이가 여덟이고 막내가 두 살이다.

이름을 다 안다.

시므아, 소밥, 나단, 솔로몬.

딸이 나를 보면 고개를 숙인다.

나도 숙인다.

무엇을 물어본 적이 없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물어볼 것이 없어서가 아니다.

물어보면 대답을 들어야 한다.

들으면 그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데, 나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버지고, 아버지도 안의 일에는 안 불린다.

나는 밖에 있다.

밖에 있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서른 해 동안 그것을 했다.

말하지 마라. 남아라.

스무 살에 그 말을 듣고 나왔다.

그 말대로 해서 여기까지 왔다.

여기까지가 어디인지 나는 가끔 세어본다.

명단에 이름이 하나 있다.

천부장이다.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