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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47장 — 시므아"
work: "밧세바"
part: "3권 · 밧세바 (2부)"
chapter: 51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051/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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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장 — 시므아

**예루살렘. 다윗이 마흔여섯 살이던 해. 밧세바 스물셋.**

<p class="coord">기록의 배경 · 사무엘하 5장 13–16절 · 역대상 3장 5절</p>

시므아가 두 살이 되었다.

두 살까지 오는 아이가 절반이라고 들었다.

그러니 두 해를 넘긴 것이다.

넘긴 것이지 지난 것은 아니다. 여름에 열이 나면 그때부터 또 세어야 한다.

그래도 두 해다.

첫아이 때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젖을 어떻게 물리는지도 몰랐다. 이레였으니 배울 시간이 없었다.

이번에는 배웠다.

밤에 우는 소리가 두 가지라는 것을 안다. 배가 고파서 우는 소리는 높고 짧게 끊긴다. 아파서 우는 소리는 낮고 이어진다.

낮은 소리가 나면 나는 깬다.

깨기 전에 깬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이 아이는 나를 안다.

당연한 말인데, 나는 그것을 알고 나서 한참 앉아 있었다.

이 성에서 나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궁에 들어와서 세 해 동안 아무도 나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았다. 인사는 했다. 거기까지였다.

그런데 이 아이는 내가 방에 들어오면 소리를 낸다.

내가 나가면 운다.

낮에 뜰을 돈다.

안고 돈다. 무거워졌는데 그래도 안고 돈다. 내려놓으면 자꾸 돌아온다.

돌면서 나는 아무 말이나 한다.

저기가 뜰이고, 저것이 항아리고, 저기 서 있는 것이 나무고.

아이가 알아듣지 못한다.

알아듣지 못하는데 나를 본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말을 하는 것이 오랜만이었다.

두 해 전에 내가 하루에 몇 마디를 했는지 세어보면, 열 마디가 안 되는 날이 있었다.

지금은 온종일 한다.

어머니가 오신다.

첫아이 때는 못 오셨다. 그때는 이레였다.

이번에는 오신다.

손자를 보러 오신다고 하면 궁에 들어오실 수 있다. 그 명분이 있다.

한 달에 두어 번 오신다.

오시면 아이를 안고 계신다. 안고 계시다가 나에게 이것저것 물으신다.

젖은 잘 무느냐, 밤에 몇 번 깨느냐, 똥 빛이 어떠냐.

나는 대답한다.

그것이 이야기다.

세 해 만이었다.

궁에 들어온 뒤로 누가 나에게 무엇을 묻는 것이.

<p class="sep" aria-hidden="true">◆</p>

할머니도 오신다.

오시면 말씀이 없으시다. 아이를 무릎에 놓고 앉아 계신다.

한번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 어릴 때하고 같다."

"…무엇이요."

"자다가 웃는 것."

나는 그 말을 오래 생각했다.

내가 자다가 웃었다고 한다.

나는 그것을 모른다. 아무도 말해준 적이 없다.

봄에 할아버지가 오셨다.

궁에 들어오시는 것이 처음이었다. 궁 옆에 사시지만 안에는 안 들어오셨다.

증손자를 보러 오셨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방이 좁았다.

할아버지가 문간에서 한 번 둘러보셨다.

북쪽 끝 방이라 창이 하나고 겨울에 벽에서 물이 밴다는 것을, 그 한 번에 다 보셨을 것이다.

아무 말씀도 안 하셨다.

앉으셨다.

아이를 무릎에 놓아드렸다.

한참 보셨다.

아이가 할아버지 옷자락을 잡았다.

잡고 흔들었다.

할아버지가 손을 내려서 아이 머리에 얹으셨다.

얹으셨다가 떼셨다.

그러고 한참 그대로 계셨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는 그것을 봤다.

내가 두 살일 때도 저러셨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신 적이 있다.

마당에서 옷자락을 잡았더니 머리에 손을 얹으셨다가 떼고 들어가셨다고.

그때는 밭 계산을 하고 계셨을 거라고 어머니가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오늘도 무엇을 계산하고 계신지 나는 모른다.

그런데 오늘은 안 들어가셨다.

한참 앉아 계셨다.

가시면서 문간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들이다."

"예."

"…"

"…첫아이가 아들이면 다르다."

나는 그 말을 알아들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궁에서 나를 부르는 말이 달라졌다.

전에는 부르는 말이 없었다.

마주치면 고개를 숙였고 저쪽도 숙였다. 부를 일이 없으니 부르는 말이 없었다.

이제는 부른다.

시므아 도련님 어머니.

그것이 내 이름이 되었다.

상 나가는 순서는 그대로다. 나는 마지막이다.

종도 하나 그대로다.

방도 북쪽 끝이다.

그런데 부르는 말이 생겼다.

없는 것과 마지막인 것은 다르다.

가을에 이런 일이 있었다.

뜰에서 아이를 안고 있는데 그술에서 오신 분이 지나가셨다.

그분은 나에게 말을 걸으신 적이 없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지나가시다가 멈추셨다.

그리고 아이를 보셨다.

"…몇이오."

"…두 살입니다."

"…"

"잘 크는군."

그것뿐이었다.

가셨다.

나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분이 나에게 하신 말이 아니었다.

아이에게 하신 말이었다.

그래도 나에게 하신 것이 된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날 밤 나는 아이를 재우고 오래 앉아 있었다.

두 해 전에 나는 이 방에 혼자 있었다.

그전에 북쪽 언덕 집에도 혼자 있었다.

그전에 길로에서는 어머니와 할머니와 있었는데, 그때는 무엇이 있는지 몰랐다.

지금 이 방에 둘이 있다.

내려놓으면 자다가도 손을 뻗는다.

나는 그 손을 잡았다.

작았다.

작은데 힘이 있었다.

첫아이 때 나는 그것을 못 해봤다.

이레였다.

지금은 잡고 있으면 잡힌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는 그날 밤 잠을 못 잤다.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무엇 때문인지 나는 그때 몰랐다.

지금 생각하면 알겠다.

잃을 것이 생겨서였다.

두 해 전에는 잃을 것이 없었다.

남편이 죽었고 아이가 죽었고, 나에게 남은 것이 몸 하나였다.

몸 하나면 어떻게든 된다. 어떻게 안 되면 그것으로 끝이다.

지금은 아니다.

이 아이는 열 몇 번째 아들이다.

세어보면 그렇다.

땅이 안 오고 자리가 안 온다.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죽지만 않으면 된다.

죽지 않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나는 몰랐다.

몰라서 그날 밤 잠을 못 잤다.

겨울에 배가 다시 왔다.

세 번째다.

이번에는 무섭지 않았다.

한 번 해봤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