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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28장 — 두 해"
work: "밧세바"
part: "2권 · 밧세바 (1부)"
chapter: 31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031/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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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장 — 두 해

**예루살렘. 다윗이 마흔한 살이던 해. 밧세바 열여덟.**

<p class="coord">기록 사이의 빈칸 · 사무엘하 11장 1절 이전 · 직접 대응 기록 없음</p>

두 해가 지났다.

아이가 없었다.

우물가에서 처음 물어본 것은 혼인하고 반년쯤 됐을 때였다.

"아직이야?"

나는 웃었다.

웃으면 대답이 된다.

한 해가 지나니 다르게 물었다.

"…아직도?"

그때부터는 웃어도 대답이 안 됐다.

두 해가 지나니 아무도 안 물었다.

물어보지 않는 것이 제일 나빴다.

어머니는 두 번 물으셨다.

두 번 다 밤에 물으셨다. 낮에는 안 물으셨다.

"…몸은 괜찮으냐."

"괜찮습니다."

"…"

"괜찮습니다, 어머니."

<p class="sep" aria-hidden="true">◆</p>

할머니는 한 번도 안 물으셨다.

대신 봄에 무엇을 가져오셨다.

말린 풀이었다. 달여 마시라고 하셨다. 어디서 얻으셨는지는 말씀 안 하셨다.

나는 그것을 달여 마셨다.

맛이 썼다.

그 사람은 한 번도 그 이야기를 안 했다.

두 해 동안 한 번도 안 했다.

나는 그것이 고마웠는데, 고마운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말을 안 하는 것은 없는 일로 두는 것이다.

없는 일로 두면 편한데, 편한 것이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세어보면 알 수 있는 일이었다.

한 해에 그가 집에 있는 날이 얼마나 되나.

봄에 나가면 밀 벨 때까지 없다. 가을에 한 번 더 나간다. 성에 있어도 진영에서 자는 날이 있다.

한 달에 열흘쯤이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거기서 또 이레를 뺀다.

달거리가 있으면 이레 동안 따로 잔다.

그는 그것을 정확히 지켰다.

그러면 한 달에 며칠이 남나.

나는 그 셈을 한 번 해보고 다시 안 했다.

셈을 해서 나오는 답은 아무 쓸모가 없었다.

친정은 걸어서 반 각이었다.

궁 옆이고 우리 집은 북쪽 언덕이니 성 안에서는 먼 편이었다. 그래도 반 각이면 갔다.

열흘에 한 번쯤 갔다.

가면 어머니와 부엌에 있었다.

할아버지는 안뜰에 계셨다.

내가 가면 부르셨다.

"왔느냐."

"예."

"앉아라."

<p class="sep" aria-hidden="true">◆</p>

옛날과 같았다.

길로에서도 그러셨다. 앉아 있어라, 하고 아무것도 안 시키셨다.

그런데 이제는 물으신다.

"요새 무슨 얘기가 도느냐."

처음에는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랐다.

"…무슨 얘기요."

"아무거나."

"…"

"물 뜨러 가면 얘기하지 않느냐."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때 알았다.

여자들 얘기를 들으시려는 것이었다.

할아버지는 그것을 들을 데가 없었다.

궁 안뜰에 앉아 계시고, 왕이 부르면 가시고, 그것이 전부였다.

성 안에 아는 집이 없으셨다.

우물가에는 다 있었다.

궁에서 일하는 여자들이 왔다. 종들의 아내들이 왔다. 성문 지키는 사람의 어머니가 왔다.

거기 앉아 있으면 다 들렸다.

그래서 나는 옮기기 시작했다.

"궁에서 여자가 하나 아이를 낳았답니다."

"…누구."

"그술에서 온 분 밑에 있는 사람이랍니다."

"딸이냐 아들이냐."

"아들이랍니다."

"…그래."

<p class="sep" aria-hidden="true">◆</p>

"왕자님들 중에 큰 분이 요새 성 밖에 자주 나가신답니다."

"어디로."

"바알하솔 쪽에 양 치는 데가 있다고 합니다."

"…누구한테 들었느냐."

"거기 일 다니는 사람 어머니한테요."

"…그 사람 말이 맞더냐."

"저번에 한 것은 맞았습니다."

"저번에 뭐라고 했는데."

"두로에서 목수가 또 온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왔습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이셨다.

이런 것을 왜 물으시는지 나는 묻지 않았다.

가끔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얘기는 어디서 나왔느냐."

"…모르겠습니다."

"처음 말한 사람이 누구냐."

"…"

"모르면 다음에 알아봐라."

그래서 나는 그것도 보게 됐다.

같은 얘기가 셋에게서 나오면, 누가 먼저였는지를 본다.

먼저 말한 사람이 어디서 들었는지를 본다.

거기까지 가면 대개 하나가 나온다.

궁에서 일하는 여자이거나, 종이거나, 그 집 아이다.

한번은 그것을 말씀드렸다.

"할아버지."

"…"

"궁 얘기는 다 부엌에서 나옵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할아버지가 나를 보셨다.

한참 보셨다.

"…그러냐."

"예."

"…"

그리고 다른 것을 물으셨다.

세 해 전에 궤가 들어오던 날 나는 길가에 서 있었다.

올라온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 열다섯이었다.

사람이 많아서 앞이 잘 안 보였다.

키가 작아서 어른들 어깨 사이로 봤다.

왕이 앞에서 뛰고 있었다.

옷이 짧았다. 팔이 다 나와 있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나는 그것이 굉장하다고 생각했다.

왕이 저렇게 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길로에는 왕이 없었으니까 본 적이 있을 리가 없다.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울고 있었다.

왜 우는지 몰랐다.

그날 저녁에 할아버지에게 말씀드렸다.

"굉장했습니다."

할아버지가 아무 말도 안 하셨다.

한참 뒤에 이렇게만 말씀하셨다.

"…그래."

지난겨울에 마당에서 들었다.

할아버지와 어머니가 이야기하고 계셨다.

나는 부엌 쪽에 있었다.

"…두 해다."

"…예."

"두 해면 봐야 하지 않느냐."

"…"

"아이가 없으면 그 집은 아무것도 안 남는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어머니가 대답을 안 하셨다.

"땅이 없고 지파가 없다. 아이도 없으면."

"…"

"그 사람이 죽으면 우리 아이는 무엇이 되느냐."

나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손에 그릇을 들고 있었다.

내려놓으면 소리가 난다.

들고 있으면 팔이 아프다.

들고 있었다.

어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님."

"…"

"그 얘기는 그만하시지요."

<p class="sep" aria-hidden="true">◆</p>

할아버지가 잠깐 아무 말도 안 하셨다.

"…그래."

그것으로 끝났다.

나는 그릇을 들고 부엌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날 집에 돌아와서 옥상에 올라갔다.

빨래를 걷으러 올라갔는데 걷고 나서도 내려오지 않았다.

성이 다 보였다.

아래에 집들이 있고, 그 너머에 궁이 있었다.

궁에 불이 켜져 있었다.

거기에 여자가 여럿 있다고 들었다.

아이들도 많다고 들었다.

나는 오래 서 있었다.

바람이 찼다.

내려와서 등불을 켰다.

그 사람은 그날 진영에 있었다.

겨울이 지났다.

봄이 오면 소집이 걸린다.

그것은 매년 있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