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tle: "18장 — 부름"
work: "밧세바"
part: "1권 · 다윗"
chapter: 20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020/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

# 18장 — 부름

**길로. 다윗이 서른여덟 살이던 해. 판돈을 건 지 열세 해.**

<p class="coord">기록 사이의 빈칸 · 직접 대응하는 성경 본문 없음</p>

물음은 한 해에 서너 번씩 왔다.

아들이 사람을 보내거나 직접 왔다. 사흘이면 오고 사흘이면 갔다.

물음은 대개 짧았다.

이 성읍을 쳐도 되겠습니까. 이쪽 지파가 언제 돌아섭니까. 이 마을에 사람을 붙여도 되겠습니까.

그는 답을 말로 보냈다.

적어서 보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적으면 남는다.

남은 것은 나중에 다른 사람이 읽는다.

말로 보내면 전한 자와 들은 자만 안다. 그리고 둘 다 그 집 사람이었다.

열세 해 동안 그렇게 했다.

값은 왔다.

가을마다 곡식이 왔고, 두 해에 한 번쯤 은이 왔다. 보내는 사람 이름은 없었다. 짐꾼이 문 앞에 놓고 갔다.

밭이 늘었다. 품 사는 사람이 셋에서 여섯이 됐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적히는 데에는 이름이 오지 않았다.

그것도 알고 있었다.

그가 답한 것들은 전부 다른 사람의 판단으로 나갔다. 요압이 정했고 요압이 이겼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가 그 자리에 없었으니까.

그런데 군막 안에서는 알았다.

요압이 알았다. 아비새가 알았다.

무리에 오래 있던 자들이 알았다.

길로에 셈하는 자가 있다는 것을 그들은 다 알았다.

적는 자만 몰랐다.

이름이 남지 않는 것과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 것은 다르다.

그는 그 둘을 구분해서 살았다.

쉰하나였다.

눈이 나빠졌다. 등불을 가까이 당겨도 잔글씨는 흐렸다. 아침에 손가락 마디가 뻣뻣했다가 한나절이면 풀렸는데, 요새는 저녁까지 갔다.

머리가 반쯤 세었다. 정수리 쪽이 성글어졌다.

봄에 소식이 왔다.

요압이 사람을 잃었다고 했다.

서쪽 저지대 성읍 하나였다. 그 성읍을 치지 말고 두라고 그는 답했었다. 그 성읍은 블레셋과 이스라엘 사이에서 양쪽에 다 곡식을 대고 있었고, 치면 뒤에 있는 세 성읍이 같이 돌아선다고 했다.

요압은 쳤다.

이겼다고 했다.

성읍을 얻었다.

그리고 뒤에 있던 세 성읍이 돌아섰다. 돌아선 성읍들이 길을 막았고, 돌아오는 길에 매복에 걸렸다.

마흔이 죽었다고 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는 그 소식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틀리라고 한 말이 아니었다.

그런데 틀렸다.

한 달 뒤에 왕의 사람이 왔다.

넷이었다. 나귀가 아니라 말이 있었다. 옷이 좋았다.

앞장선 자가 물었다.

"길로 사람 아히도벨 어른이십니까."

"…그렇소."

"왕께서 오시라 하십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십칠 년 전에도 왕의 사람이 마당에 앉았었다. 그때는 물을 얻어 마시고 낯선 자들을 봤느냐고 물었다.

그때 그는 안 봤다고 했다.

"…언제까지 가면 되겠습니까."

"지금 모시고 오라 하셨습니다."

예루살렘까지 나흘이었다.

가면서 그는 여러 번 셈했다.

부르는 이유가 무엇인가.

세 가지였다.

하나는 쓰려는 것이다. 둘은 없애려는 것이다. 셋은 확인하려는 것이다.

없애려는 것이면 넷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옷 좋은 자 넷은 데리러 가는 행렬이지 잡으러 가는 행렬이 아니다.

쓰려는 것이면 미리 무엇을 시킬지 말했을 것이다.

말하지 않았으니 셋이었다.

무엇을 확인하려는가.

그것이 하나뿐이었다.

열세 해 동안 요압이 쓴 판단이 어디서 나왔는가.

<p class="sep" aria-hidden="true">◆</p>

성은 작았다.

산 능선 위에 길쭉하게 얹혀 있었다. 골짜기 셋에 둘러싸여 있어서 성벽이 필요한 데가 한 면뿐이었다.

성문을 지나면서 그는 위를 봤다.

여기가 그 성이었다. 삼백 년을 아무도 못 뽑은 성.

작았다.

왕궁이라고 할 것은 없었다.

여부스 사람들이 쓰던 집을 고쳐 쓰고 있었다. 벽이 두꺼웠고 방이 좁았다.

안뜰에서 기다렸다.

왕이 나왔다.

서른여덟이었다. 살이 붙어 있었다. 어깨가 두꺼웠고 목이 짧아 보였다.

수풀에서 봤을 때는 입술이 터져 있었고 얼굴에 흙이 앉아 있었다.

지금은 얼굴이 깨끗했다.

"어르신."

"…예."

"오래되었습니다."

"…열세 해입니다."

왕이 웃었다.

"세고 계셨습니까."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는 절을 했다.

절하는 법을 그는 배운 적이 없었다. 마을에서 나이 든 사람에게 하는 대로 했다.

왕이 앉으라고 했다.

"그일라 때 일을 기억합니다."

"…"

"성문이 있어서 넘긴다고 하셨지요."

"…예."

"그날 안 나갔으면 육백이 다 갇혔을 겁니다."

그러고 나서 왕이 물었다.

"그동안 어디 계셨습니까."

그는 잠깐 대답하지 않았다.

여기가 그 자리였다.

요압 밑에 있었다고 말하면 요압을 파는 것이 된다. 안 있었다고 하면 거짓말이 된다.

그리고 왕은 이미 알고 있었다.

알고 있는 것을 묻는 것은, 무엇을 아는지 보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말하는지 보려는 것이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길로에 있었습니다."

"…"

"밭이 있어서 나오지 못했습니다."

"…"

"물어오는 것이 있으면 답을 했습니다."

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누가 물었습니까."

"…아들이 물었습니다."

"아들이."

"제 아들이 왕의 군에 있습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왕이 잠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엘리암입니까."

"…예."

"그 사람 아버지시군요."

"…예."

"엘리암이 물으면, 그것은 누가 묻는 겁니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하지 않는 것이 대답이었다.

왕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창가로 가서 밖을 봤다. 좁은 창이었다. 벽이 두꺼워서 창이 굴처럼 났다.

"지난봄에 서쪽에서 마흔을 잃었습니다."

"…들었습니다."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아들 편으로 들었습니다."

"어르신은 뭐라고 하셨었습니까."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는 그 말을 어떻게 할지 잠깐 생각했다.

"…치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었습니까."

"그 성읍이 양쪽에 다 곡식을 대고 있었습니다. 치면 뒤에 세 성읍이 같이 돌아섭니다."

"…"

"돌아서면 길이 막힙니다."

왕이 창에서 돌아섰다.

"그 말을 제가 못 들었습니다."

"…"

"열세 해 동안 못 들었습니다."

그는 고개를 숙였다.

"어르신."

"예."

"앞으로는 제게 하십시오."

<p class="sep" aria-hidden="true">◆</p>

그날 저녁에 자리를 받았다.

궁 옆에 방 둘 있는 집이었다. 여부스 사람이 살던 집을 비운 것이라고 했다.

직함은 받았다. 모사라고 했다.

무엇을 하는 자리인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밤에 아들이 왔다.

열세 해 만이었다.

스무 살에 보냈는데 서른셋이 되어 있었다.

그는 문간에서 아들을 봤다.

키는 그대로였다. 어깨가 더 넓어졌다. 목덜미가 굵어졌다.

얼굴이 달라져 있었다.

무엇이 달라졌는지 처음에는 몰랐다. 한참 보고 나서 알았다.

눈을 잘 안 움직였다. 사람을 볼 때 한 번 보고 오래 보지 않았다.

왼쪽 팔 안쪽에 흉이 길게 있었다.

"…그건 언제 생겼느냐."

"…"

"언제 생겼느냐고."

"기억나지 않습니다."

<p class="sep" aria-hidden="true">◆</p>

앉으라고 했다.

앉았다.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

"…"

"묻고 있다."

"싸웠습니다."

"어디서."

"…여러 곳입니다."

그는 기다렸다.

아들은 더 말하지 않았다.

"블레셋 땅에 있었다고 들었다."

"…예."

"거기서는 무엇을 했느냐."

"…"

"엘리암."

"남쪽으로 나갔다가 돌아왔습니다."

"무엇을 하러 나갔느냐."

"…"

<p class="sep" aria-hidden="true">◆</p>

아들이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그 침묵을 알아봤다.

열세 해 전 마당에서 그가 가르친 것이었다.

묻는 말에는 대답해라. 안 물으면 말하지 마라. 네 생각도 말하지 마라.

그것이 잘 됐다.

"…밥은 먹었느냐."

"먹었습니다."

"자고 가겠느냐."

"부대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라."

<p class="sep" aria-hidden="true">◆</p>

아들이 일어섰다.

문간에서 한 번 돌아봤다.

"아버지."

"…"

"몸은 괜찮으십니까."

"…괜찮다."

"예."

그리고 나갔다.

혼자 남아서 그는 셈을 했다.

열세 해 전에 그는 이 판에 아들 하나를 걸었다.

지금 그 아들은 왕의 군에 있고, 그는 왕궁 옆에 집을 받았다. 밭이 두 배가 됐고 품 사는 사람이 여섯이 됐다.

값이 나왔다.

셈이 맞았다.

맞았는데 밤에 잠이 오지 않았다.

무엇이 남았는지 그는 이름 붙이지 못했다.

수풀에서 나흘을 보고 돌아오던 밤에도 그랬다.

이튿날 아침에 그는 길로로 기별을 보냈다.

며느리와 아이를 올려보내라고 했다.

아들이 여기 있고 그가 여기 있으니 집안이 여기 있는 것이 맞았다. 밭은 품 사는 사람에게 맡기면 됐다.

아이가 몇 살인지 잠깐 생각해봤다.

그가 마당에서 셈하던 그해에 태어났으니, 열다섯이었다.

기별을 보내고 나서 그는 다른 일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