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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제8장 – 나는 말하지 않았다."
work: "그 날의 시선"
part: "그 날의 시선"
chapter: 9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that-day/09/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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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장 – 나는 말하지 않았다.

그날 아침,

나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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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내게 옷을 입혔다.

형제들이 입지 않는 색의 옷.

내 몸에 맞지 않는 길이였고,

무엇보다,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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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독이 곁에 있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손에 들린 기름병이

햇빛을 받아 빛나는 것을 나는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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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나야가 나를 따라 걸었다.

그의 발소리는 조용했지만,

나는 그 안에 담긴 칼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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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샘까지의 길은

짧고도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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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길을 걷는 동안

단 한 번도 숨을 내쉬지 않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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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누구는 무릎을 꿇었고,

누구는 고개를 떨구었다.

누구는, 눈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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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들을 알지 못했지만,

그들의 표정은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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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독이 나에게 다가왔다.

그의 눈은 흔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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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기름을 부었을 때,

내 눈은 감겼다.

기름이 이마를 타고 내려올 때,

나는 눈을 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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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나는 내가 다시는 아이가 아닐 거라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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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왕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왕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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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명령을 내린 적도 없었고,

내 이름을 스스로 부른 적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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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외쳤다.

“솔로몬 만세!”

나는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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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침이 내 것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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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냄새는 오래갔다.

그날 저녁,

침상에 누워도 그 냄새가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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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내 옆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울고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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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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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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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하지 않았다.

그날,

나는 말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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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된다는 것은,

말로 시작되지 않는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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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말 없는 세상의 중심에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