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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제5장 –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work: "그 날의 시선"
part: "그 날의 시선"
chapter: 6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that-day/06/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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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장 –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나는 살아남았다.

수많은 전장에서, 수많은 칼끝 앞에서,

나는 늘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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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몬의 성벽 아래에서

우리아가 죽던 날도,

나는 살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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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용사였다.

좋은 병사였고,

명령을 어기지 않는 사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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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윗이 쓴 그 편지를 받았다.

그리고 말았다.

나는 그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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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그날로부터 나를 피했다.

그러나 나는 곁을 떠나지 않았다.

왕이 나를 피하더라도,

나는 전쟁을 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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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점점 늙어갔다.

그의 손은 떨렸고,

그의 눈빛은 흐려졌으며,

그의 마음은…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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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가 아버지로서는 실패했다고 생각했다.

암논이 다말을 욕보였을 때,

그는 침묵했다.

압살롬이 암논을 죽였을 때,

그는 그저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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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압살롬을 죽였다.

주군의 명을 거슬러.

하지만… 나라를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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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를 나무라지 않았다.

그러나 다시는 나를 부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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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바의 반란을 진압했다.

마지막 전쟁이었다.

피는 말라가고 있었고,

다윗은 더 이상 말을 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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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았다.

이제 그의 시대는 끝났다고.

그리고 다음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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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야.

그는 준비되어 있었다.

왕의 피였고,

형들이 사라진 자리에서 가장 앞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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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에게 갔다.

아비아달도 함께했다.

우리는 그의 곁에 섰고,

그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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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음 깊은 곳에서

축배를 들 준비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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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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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왕이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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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개를 들었다.

아도니야도, 술잔을 든 채 얼어붙었다.

아비아달의 눈빛이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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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었다.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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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감히,

이 순간을 깨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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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답은,

낯설고 오래된 이름이었다.

“여디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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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세바의 아들.

넷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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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웃었다.

그건 반격이 아니라,

그저… 반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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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디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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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세바? 우리아의 아내였던? 엘리암의 딸?

아히도벨의 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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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히도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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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압살롬의 날에

이미 목을 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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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날,

그대의 계략이 실패했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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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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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알겠다.

그대는 그날

모든 패를 다 쓴 것이 아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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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손녀에게,

마지막 계책을 맡겼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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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잔을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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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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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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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들었던 내가,

정치를 몰랐던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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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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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히도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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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대의 그림자에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