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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Session 5 — 솔로몬"
work: "다윗 왕가의 남자들"
part: "상담 기록"
chapter: 5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men-of-david/05/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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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ssion 5 — 솔로몬

그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누가 불러서 온 건 아니었지만,

그는 이미 그 자리에 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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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여는 것도,

앉으라는 제안도 필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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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원래부터 거기에 앉아 있던 사람 같았다.

말하지 않아도,

말할 준비는 되어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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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솔로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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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반갑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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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선을 들지 않았다.

손을 모아 무릎 위에 얹고

고개를 낮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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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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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기대를 걸었던 이름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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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기대에 부응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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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고 믿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죠. \
중요한 건,

저 자신이

그 기대를 끝내 사랑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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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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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마음을 이해하는 데 오래 걸린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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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작게 웃었다.

짧은 호흡 속에서

조금의 따뜻함이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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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도 오래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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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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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자면,

기억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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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같은 장면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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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죠.

중년 그리고 노인이었습니다.

말수 적고,

누군가와 함께 누워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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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와요?”

“…한 여자였습니다. 아비삭…

저보다 몇 살 위였던 것 같고,

아버지를 따뜻하게 품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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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면에서 무엇을 느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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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감.

그는 내 아버지인데, 어머니는 여기 있는데.

나에게 그런 방식으로 다가온 적은 없다는 걸 깨달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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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 대한 기억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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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사람.

단호했고,

정확했고,

목적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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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목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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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왕으로 만드는 것.

그리고…

아버지의 유산을 저에게 물려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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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산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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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왕위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시였습니다.”

그는 천천히 말했다.

단어를 고르고,

그 단어의 무게를 한번 더 생각한 뒤,

입 밖에 내는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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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버지를

제대로 본 적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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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항상 멀었고,

대화가 없었고,

오히려 다른 형제들보다

나와 더 멀리 있는 사람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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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로서 제게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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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아버지를 만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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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의 시편을 읽을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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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 기억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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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습니다.

그 중 하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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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눈을 감고,

낮은 목소리로 읊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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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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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목소리가

잠시 멈췄다.

“…그 시는,

처음으로

아버지가

내 안에서 ‘살아 있는 사람’으로 느껴지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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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무슨 생각이 드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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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외로운 사람이었습니다.

사랑도, 죄도, 침묵도…

너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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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를 이해하게 되었고,

그를 받아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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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당신은 아버지를 통합하신 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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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내 안에서,

그는 비로소,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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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나는 비로소 그를 아버지로 받아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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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당신은 그 유산을 넘기지 못하셨군요.”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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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내 슬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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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무 늦게 알았고,

너무 늦게 이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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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글을 남겼고,

나는 지혜를 쌓았지만,

사랑은

배우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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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르호보암에게

넘겨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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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지막으로

짧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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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왕이었지만, 그리고 아들이 되었지만,

나 스스로는 아버지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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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조용히 종이를 덮었다.

그날의 기록은,

시 한 편보다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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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충분했다.

솔로몬은 아버지를

마침내 시로 만나고,

자기 안에서

그를 **살아 있게 한 아들**이었다.

<div class="sp"></div>

그러나

그것을 **물려주지 못한 마지막 아들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