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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Session 2 — 암논"
work: "다윗 왕가의 남자들"
part: "상담 기록"
chapter: 2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men-of-david/02/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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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ssion 2 — 암논

공간은 차가웠다.

바닥은 돌처럼 단단했고,

벽은 비어 있었다.

창은 없었고,

빛도 딱히 들어오고 있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어딘가 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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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입구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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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뭐요?

궁도 아니고, 궁정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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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그는 방 한가운데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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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눈 깜짝할 사이였다.

그는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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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농담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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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책상도 없고, 서류도 없었다.

그녀는 단지,

자신의 무릎 위에 손을 포개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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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암논님.”

“어디요?

왜 그렇게 아는 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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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곳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겠지만,

지금은… 여기에 앉아계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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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무언가 반박하려다가,

자신이 이미 앉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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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여기에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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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당신이 생각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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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궤변이오.

여긴 도대체 뭐요.

나는— 나는 왕의 맏아들이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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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다윗 왕의 맏아들이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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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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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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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도 없었다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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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도 없었다… 라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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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조용히 그의 말을 받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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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시오?

이건 뭐요, 심문이오?”

“심문이 아닙니다.

말씀하신 대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그 말을

제가 지금 다시 되새겨드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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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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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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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말을 말하는 건가요?”

그녀가 물었다.

그녀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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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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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 말을 종이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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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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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박또박,

느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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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초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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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문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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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있었는지는

당신이 말씀하시는 걸 들으면

제가 알려드릴 수도 있겠네요.”

그는 잠시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러나 말을 멈추는 것이

자신을 방어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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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사랑했소.

처음부터.

자라면서… 그녀는 나와 다르게 자랐지만…

나는 그녀를 사랑한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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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암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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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조용히, 끊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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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당신을 사랑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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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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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당신의 방에 들어올 때,

그녀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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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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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말을 했던가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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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말은 없었소.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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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당신은

그녀의 동의를 받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건…

그건 상황이라는 게 있는 것이오.

감정이라는 것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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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감정이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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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논님의 감정 말씀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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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게 죄란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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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당신이 말씀하셔야 할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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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벽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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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한 줄 알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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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게

사랑이라고 믿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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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떠난 뒤,

당신은 그녀를 찾으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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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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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상태가 어땠는지

묻거나 들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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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오.”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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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나를…

저주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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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확 히 는,

당신이 그녀를 내쫓았죠.

그 순간,

당신의 감정은 어떻게 변했는지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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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었소.

그녀가 그 순간

더럽혀진 것 같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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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아주 작게, 그러나 명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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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암논님.

그건 여전히 사랑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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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 길게 흘렀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도 더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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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정죄의 방이 아니었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단어를 들고 오면**,

그 의미는

**되돌아와 질문으로 변했다**.

“그건… 정말 사랑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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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그녀도, 그는도

아무런 소리 없이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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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논은 몸을 숙이지 않았다.

그저

**자기 목소리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입술을 다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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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엔,”

하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당신이 원하는 사람을

부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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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오지 않을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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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녀가 결정할 일이에요.

당신은,

부를 준비가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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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논은 처음으로 시선을 바닥에 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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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말해야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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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하려 하지 마시고,

그저,

진심을 꺼내보세요. \
당신이 단 한 번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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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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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침을 삼켰다.

잠시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동안

그의 눈이 잠시 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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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주 낮은 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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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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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의 오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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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이

그때는

아무 의미 없었던 것 같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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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 말이

모든 걸 짓누르는 돌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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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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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책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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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그날 이후로 \
다시 한 번도…

제대로 떠올리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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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아주 서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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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딘가,

**말이 말이 되어 흐르기 시작한 곳**만큼은

조금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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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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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제 눈을 감고 있었다.

그의 손이 팔걸이를 쥐고 있었고,

이제는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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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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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사랑이 아니라는 걸

이제야 알겠다. 아니, 그 때도 나는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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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내 것이 되고 싶었던 집착이었고,

벗어나지 못한 충동이었고,

왕자의 이름을 쓴 권력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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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것도

너를 위한 게 아니었다.”

“내가 그날

사랑을 말하고

몸을 취하고

너를 내쳤던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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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서가 아니라,

무언가를 소유하고

버리는 자의 위치에서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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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 번 숨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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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의지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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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선택에 책임을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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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임이…

이 공간이라면,

그것이 나의 몫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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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것을 감당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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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너는…

너의 삶을 살아라.”

“미안하다.”

<div class="sp"></div>

“정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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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는데,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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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보지 못했지만

그녀가 있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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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녀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음에도

**그의 고개는 조금 더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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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조용히 종이를 덮었다.

오늘 기록은 더 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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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랑’이라는 이름을 벗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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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사람의 말**로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