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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Session 1 — 이새"
work: "다윗 왕가의 남자들"
part: "상담 기록"
chapter: 1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men-of-david/01/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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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ssion 1 — 이새

**호흡을 하고 있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었다.

그 사이의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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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짧아 …말로는 붙잡을 수 없고,

그러나 너무 깊어… 기억보다 더 오래 머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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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그는 지금 이 공간에 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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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꿈이었는지,

기억이었는지,

아니면 죽음에 가까운 몽상 같은 건지는

지금도 명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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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확실한 건 하나 있었다.

**그는 앉아 있었고, 누군가가 그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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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이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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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낮은 여성의 목소리였다.

책을 넘기는 소리보다 작고,

흙 위를 맨발로 걷는 소리보다 조용한,

그런 목소리.

그는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는 듯,

그녀는 손짓으로 조용히 그를 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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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하나**입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으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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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당신에게 묻지 않았던**,

**당신도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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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녀가 말한 말들 중 몇 마디가

귓속에 길게 잔향을 남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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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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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무언가 안쪽에서 멈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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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하나라고 했소?”

“네.”

“그렇다면, 나는… 왜 여기에 있는 거요?”

“그건 당신이 아셔야 하지 않을까요.”

“…나는 모르오.”

“정말로 모르시나요, 아니면 말하고 싶지 않으신가요?”

그녀는 적의도 없었고, 설득도 없었다.

그저, **귀 기울이려는 사람의 자세**였다.

이새는 한동안 입을 다문 채 앉아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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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소리가 들려왔다—새소리도, 바람도 아니었다.

**피리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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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 소리를 알았다.

들판에서,

양을 몰며

작은 피리를 불던

그 아이의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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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나 여기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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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를 기억하십니까?”

하나가 조용히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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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손이,

의자 팔걸이를 아주 천천히 쥐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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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

그 이름.

그 피리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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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기억 밖에 밀어두었던

어느 한 생명이, \
그 짧은 순간에

그의 마음 안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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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 그 아이에 대해 말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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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렇게 물었고,

이새는 처음엔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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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턱을 다물고

그는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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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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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녀는 기다렸다.

누구에게도 묻지 않았고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았던 그를

그녀는 조용히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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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침내,

그의 입술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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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아이는 아니었소.”

“별다르지 않았다.”

“작고… 조용했고… 피리를 잘 불었소.

노래를 좋아했고,

말을 많이 하진 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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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더 눈에 띄지 않았을까요?”

“…그랬겠지. \
그 집안이… 크지 않았던 것도 아니고,

형들이 다 앞서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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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말을 흐리며

한숨처럼 말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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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는…

늘,

뭔가를 혼자서 하고 있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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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보고 어떻게 느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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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감정도 없었소.”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건… 그냥 그런 거요.

아이 하나쯤은 그런 법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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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렇게 느끼셨나요, 아니면 그렇게 생각하고 싶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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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는 순간 눈을 떴다.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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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를…

생각하지 않으려 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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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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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를 보면

내가 \
어떤 사람인지

너무 분명하게 느껴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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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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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지 않은 사람.

보아야 할 사람을,

보지 않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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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 말을 하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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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고,

의자 밑으로 감춰둔 두 발은

앞뒤로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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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가…

당신을 뭐라고 불렀는지 기억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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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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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 마지막으로 들은 게 언제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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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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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작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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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

그게 그렇게 오래된 소리일 줄은…

몰랐소.”

상담실은 고요했다.

창밖에서 들리던 피리 소리는 멎었고,

지금은 단지

**이새의 안에 있던 침묵**이

조금씩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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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종이에 무언가를 조용히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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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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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그 아이가 지금

당신 앞에 있다고 생각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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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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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는 지금,

그저 서 있을 뿐입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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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는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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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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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자는 종이에 무언가를 잠시 더 적었다.

그리고 조용히 말을 이었다.

“이새님,

지금부터 제가 몇 마디 말씀을 드릴 거예요.

이건 ‘따라 하셔야 합니다’라고 말하면

더 하기 싫어지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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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 말을 소리 내어 말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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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개를 살짝 젖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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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보라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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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다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단 한 마디라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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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눈을 내리깔며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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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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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동안,

그 말은 공기 중에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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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무슨 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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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설명하지 않았다.

대답 대신

그 말을 다시 한 번 천천히 되뇌었다.

“나는 너를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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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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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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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하라고… 그게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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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습니다.

의미를 모르고 따라하셔도 괜찮아요.

가끔 마음이 먼저 아는 경우도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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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는 입을 꾹 다물었다.

잠시 후,

천천히,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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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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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이 끝나고

방 안의 공기가 조금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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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공기 중에 머무는 느낌이었다.

빠져나가지도, 흩어지지도 않고

그 자리에

멈춰버린 듯한 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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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습니다.”

하나가 부드럽게 말했다.

“이제,

이 말을 한 번 더 말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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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보지 않았다.

그러나 너는 내 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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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내가…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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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제가 먼저 말하고,

그냥… 같이 말해보시는 거예요.

어차피 아무도 안 듣고 계시니까요.

그 아이만 빼고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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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작게 웃었다.

아주 작게,

이야기인지, 비웃음인지 모를 미세한 곡선이

입가에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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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천천히,

그녀의 말과 겹쳐지듯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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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보지 않았다.

그러나 너는 내 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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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이 끝나자,

그는 입을 다물었고

잠시 아무런 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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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그가 처음으로 \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지 않은 진짜 이야기**가

그의 입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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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는…

늘,

형들 사이에서 묻혀 있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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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약하고…

어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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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를 별로 좋아하진 않았소.

아니,

정확히는…

그 애가 있다는 게 좀…

부담스러웠을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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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조용히 웃었다.

웃기 위해 노력한 웃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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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그 애를 내보내는 게

그녀를 위한 일이기도 했소.

들판에서 양이나 보라고.

그러면 조용해지고,

식구들끼리도 편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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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결정하신 거군요.”

“…결정도 아니었소.

그냥 그렇게 굴러갔고,

난 말리지 않았고,

그리고 어느 날부터,

그 애는 그냥…

그 자리에 있었던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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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신 게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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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애를 지키지 않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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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님,

하나만 더 따라해주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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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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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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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또박또박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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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지키지 않았다.

그리고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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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입술을 세 번 움직이고

마지막에야 따라했다.

<div class="sp"></div>

“…나는 너를…

지키지 않았다.

그리고…

미안하다.”

그 말을 하자,

그의 어깨가 아주 천천히 내려앉았다.

숨이 나갔고,

그는 처음으로

자기 호흡이 가볍게 들리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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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애는…

내가 지키지 않았어도,

살아 있었소.

그 들판에서.

그 피리 소리로.

그 아이는 혼자였지만,

뭔가가 있었소.

나는…

그걸 느끼면서도

입을 다물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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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내가 더 두려웠기 때문이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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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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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눈에는

말이 아닌 다른 것이 맺히고 있었다.

그러나 그건

울음이 아니라,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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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지지 않았던 것이

비로소 놓이는 그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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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마지막으로 종이를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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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님.

오늘 당신이 하신 말들,

그 아이는 들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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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신의 안에

그의 자리는 마련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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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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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녀가 문을 여는 동안,

그는

**눈을 감은 채,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