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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Chapter 9. 지혜"
work: "밧세바(원판)"
part: "밧세바 2 : 밧세바 - 잠언의 시대"
chapter: 25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2025/25/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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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9. 지혜

“여호와께서 솔로몬에게 지혜를 주시매, 그 지혜가 동방의 모든 사람보다 뛰어났더라.” (열왕기상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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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이 일곱 살이 되었을 때,

밧세바는 아들을 데리고 처음으로 아히도벨의 서재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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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높이 꽂혀 있는 방,

벽마다 손때 묻은 지도와 족보가 걸려 있었고,

작은 청동 촛대 위에서 촛불이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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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히도벨은 책상 뒤에 앉아 있었다.

그는 노쇠했지만, 눈빛은 아직 차갑고 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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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가 내가 가르칠 마지막 아이가 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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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세바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아들을 앞으로 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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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은 두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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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지혜의 훈련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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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의 수업은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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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콩을 심으면 뭐가 자라느냐?”

“자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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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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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에 생명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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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사람은 어떤 말을 심어야 자라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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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아니라, 뜻을 심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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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히도벨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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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다른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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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삶은 계란 하나를 빌려갔고, 그 대가로 병아리를 돌려받을 것을 요청받았다.

그것이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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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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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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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삶은 계란을 빌렸고,

삶은 것은 살아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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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히도벨은 한참을 쳐다보다,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이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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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내가 가르친 자들 중 가장 빠르다.”

밧세바는 아들에게 글쓰기를 시켰다.

처음은 관찰이었고,

그 다음은 말의 무게를 익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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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가벼워야 하되,

뜻은 무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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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옛날 자신의 노트를 펴 보여주었고,

거기에 적힌 문장을 아들에게 따라 쓰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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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녀의 입술은 꿀을 떨어뜨리나,

그 끝은 쓸개처럼 쓰고 양날의 칼같이 날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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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머니가 아버지를 통해 배운 것이다.”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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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

가장 큰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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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은 놀지 않았다.

놀아도 혼자 놀았다.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귀는 그들 말에 집중했고,

눈은 움직임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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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감정을 숨기는 법을 배웠고,

감정의 흐름으로 사람을 읽는 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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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매일 밤,

그는 노트에 문장을 적었다.

하루에 한 줄씩.

말과 말 사이의 간격을 좁히며,

글자의 높이를 가늠하며,

**잠언**이 쌓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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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가 무엇이냐?”

나단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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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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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는,

하나님이 침묵하실 때

그 뜻을 대신 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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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단은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그 아이의 대답을

성전의 외벽에 새겨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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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거라.

지혜는 선지자의 말보다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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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 안에서는 아직

그 아이를 후계자라 부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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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윗은 점점 그 이름을 입에 올렸다.

궁녀들은 아침마다 솔로몬의 안부를 물었고,

신하들은 어느 날부터인가 그를 ‘왕자’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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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은 알았다.

그것이 무얼 의미하는지.

그리고

그가 ‘선택된 자’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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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태어난 것이 아니라, 빚어진 존재였다. \
콩을 심으면 자라지 않는다는 것을 안 그 아이는, \
말을 심기 시작했다.”

“밧세바는 유혹자가 아닌 어머니가 되었고, \
아히도벨은 왕을 만든 책사로 남았고, \
나단은 기록자였다.”

“그리고 솔로몬은, \
지혜의 이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