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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Chapter 8. 선택"
work: "밧세바(원판)"
part: "밧세바 2 : 밧세바 - 잠언의 시대"
chapter: 24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2025/24/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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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8. 선택

“다윗이 그의 아내 밧세바를 위로하고 그에게 들어가 동침하였더니 그가 아들을 낳으매 그의 이름을 솔로몬이라 하니라. 여호와께서 그를 사랑하셨다.” (사무엘하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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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아이는 죽었다.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앓기 시작했고,

일주일 만에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밧세바는 그 아이의 작은 무덤 앞에 앉아,

며칠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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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컸지만, 낯설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많은 것을 잃었고,

더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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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그녀를 위로했다.

하지만 위로는 곧 총애로 바뀌었고,

그 총애는 사랑으로 오해될 정도로 부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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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세바는 조심스러웠다.

그가 좋아하는 나른한 저녁 시간에만 모습을 드러냈고,

다른 아내들이 있는 낮 시간에는

궁의 가장 조용한 북쪽 회랑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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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웃되 크지 않았고,

답하되 먼저 말하지 않았다.

너무 사랑받으면 질투의 표적이 된다는 것을

그녀는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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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아이가 태어났다.

사내아이였다. 시므아.

다윗은 환하게 웃었고,

밧세바는 말없이 아이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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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아이는—

유약했다.

밤중에 자주 울었고,

잘 놀라며 열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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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세바는 판단했다.

**이 아이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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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네 번째.

소밥, 나단.

그들도 사내였고,

왕의 이름을 물려받을 만한 혈통이었지만,

밧세바의 눈에는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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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이는 겁이 많았고,

어느 아이는 순했지만 눈이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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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세바는 정을 주었지만,

기대를 두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봄,

그 아이가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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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피부는 창백했지만 단단했고,

손가락은 가늘고 길었다.

첫 울음은 길지 않았고,

눈을 뜬 시간이 유난히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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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누워서,

천장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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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정하셔야지요.”

궁의 여인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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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세바는 짧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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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평화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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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그녀는 아들을 직접 돌보았다.

유모에게 맡기지 않았다.

울음을 듣고 반응했고,

먹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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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손에 연필을 쥐게 했고,

나무 조각과 돌 무게를 비교하게 했다.

숫자를 가르쳤고,

말보다 **생각을 먼저 말하는 법**을 익히게 했다.

아히도벨도 그를 봤다.

“이 아이는… 네가 아닌 나를 닮았다.”

그가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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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세바는 미소 지었다.

“그럼, 왕이 아닌 책사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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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책사보다,

**더 복잡한 자**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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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암은 검을 쥐게 하진 않았다.

하지만 검을 멀리 놓고,

아이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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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네가 드는 순간,

무엇을 지켜야 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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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검을 보지 않고,

**그 너머의 손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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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암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넌 무언가를 지키기보다는,

**지키게 만들 사람이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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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단이 왔다.

그는 제사장이었고, 선지자였다.

그는 아이를 안고 조용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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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기록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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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요?”

밧세바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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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책에도,

사람들의 말에도,

**기억의 바깥에도**.

모든 지혜의 시작이

‘기억’이라는 걸 아는 자로 남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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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솔로몬은 말보다는 묻는 아이가 되었고,

책보다 사람의 손짓을 더 잘 읽었고,

하나님의 이름을 외우기보다,

**하나님이 침묵할 때 사람의 얼굴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먼저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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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름은

궁에서, 성전에서, 시장에서

조용히 회자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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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아직 그를 ‘후계자’라 부르지 않았다.

그 누구도 아직

그를 ‘왕’이라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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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밧세바는 이미 선택을 끝낸 상태였다**.

“솔로몬은 사랑받지 않았다. \
그는 선택받았다. \
지혜는 애정에서 자라지 않았고, \
질서에서 태어났다.”

“밧세바는 그를 안았고, \
그 안은 자가 \
이제 한 나라의 운명을 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