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tle: "Chapter 7. 정죄"
work: "밧세바(원판)"
part: "밧세바 2 : 밧세바 - 잠언의 시대"
chapter: 23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2025/23/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

# Chapter 7. 정죄

“그 아이가 병들더니, 일곱째 날에 죽은지라.” (사무엘하 12:18)

<div class="sp"></div>

예루살렘은 말이 없었다.

장례는 끝났지만, 이야기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밧세바가 울었다는 걸 기억했고,

다윗이 며칠 동안 침상에 앉지 못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누구도 목소리로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div class="sp"></div>

죄는 그림자처럼 도시의 벽에 붙어 있었다.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부르지 않았다.

<div class="sp"></div>

그날 밤,

제사장 나단의 집에 아히도벨이 찾아왔다.

별이 흐릿하게 깔린 하늘 아래,

두 노인의 대화는 거룩도, 정략도 아닌

**조용한 협상**에 가까웠다.

<div class="sp"></div>

“그 아이는 살아남아선 안 됩니다.”

아히도벨은 그렇게 말했다.

탁자에 두 손을 올려두고,

나단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그 아이는 내 손녀의 배에서 자라지만,

우리 가문의 피는 아닙니다.”

<div class="sp"></div>

“다윗의 피지요.”

나단은 짧게 대답했다.

목소리는 평온했지만, 눈매는 차가웠다.

<div class="sp"></div>

“그렇습니다. 다윗의 피.

그리고 그것이 바로,

그가 살아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div class="sp"></div>

나단은 조용히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바람이 흐릿하게 커튼을 스치고 지나갔다.

<div class="sp"></div>

그는 아히도벨의 말을 곱씹고 있었다.

그 남자,

오래전 들판에서 양을 몰던 사내가

지금은 왕이 되어

이제 자신의 판단 위에 군림하고 있다.

<div class="sp"></div>

그는 늘 생각했다.

자신이 아니었다면,

다윗은 어디까지 갔을까.

사무엘이 그에게 기름을 부었지만,

그 기름이 말이 되게 한 건,

바로 나단 자신이 아니었는가.

<div class="sp"></div>

“그 아이는…

다윗의 죄의 징표이기도 하겠지요.”

나단이 말했다.

“그 죄는— 너무 뚜렷합니다.”

아히도벨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마치 선고처럼 울렸다.

<div class="sp"></div>

“그가 죽이면 안 될 사람을 죽였습니다.

내 손녀사위를.

내 손녀딸의 남편을.

한 여인의 정절을.

그리고 당신의 정의마저도— 침묵하게 만들었습니다.”

<div class="sp"></div>

나단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창밖으로 보이는 왕궁이 너무 크고,

너무 완벽했다.

<div class="sp"></div>

“그는 한낱 목동이었지요.”

아히도벨이 말했다.

“베들레헴의 바닥에서 양을 몰고,

돌멩이 몇 개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믿던 아이였습니다.

당신은 그를 선지자의 눈으로 보았지만,

나는 정치의 구조 속에서 키워냈습니다.”

<div class="sp"></div>

“그리고 결국 그가—”

“우리 모두를 망쳤습니다.”

아히도벨이 말을 끊었다.

<div class="sp"></div>

나단은 등을 돌려 창문을 닫았다.

그의 얼굴은 아직 차가웠지만,

그 속에 작게 흔들리는 감정이 숨어 있었다.

“내가 말하겠습니다.”

그가 입을 열었다.

<div class="sp"></div>

“그는 왕입니다.

왕으로서의 죄는,

왕 앞에서 책망받아야 합니다.”

<div class="sp"></div>

“부자의 양 이야기지요?”

아히도벨이 물었다.

<div class="sp"></div>

“그는 감정의 이야기에는 약합니다.

그 이야기라면,

그 자신을 정죄할 것입니다.”

<div class="sp"></div>

“좋습니다.”

아히도벨은 천천히 일어났다.

<div class="sp"></div>

“그가 무너져야

그녀가 궁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div class="sp"></div>

그녀는 지금—

아이 하나와 함께 기다리고 있습니다.”

<div class="sp"></div>

며칠 후,

나단은 왕을 찾아갔다.

다윗은 그의 도착을 예상한 듯

침묵 속에 앉아 있었다.

<div class="sp"></div>

나단은 이야기를 꺼냈다.

양 한 마리밖에 없는 가난한 사람, \
그리고 수많은 양을 가진 부자.

그리고 한 마리—

그것을 빼앗아 죽인 죄.

<div class="sp"></div>

“그 사람은 죽어 마땅합니다.”

다윗이 소리쳤다.

<div class="sp"></div>

그리고 나단이 말했다.

<div class="sp"></div>

“…당신입니다.”

<div class="sp"></div>

다윗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무너졌다.

<div class="sp"></div>

그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고,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div class="sp"></div>

그는 왕이었고,

이제 죄인이 되었다.

<div class="sp"></div>

밧세바는 그날 밤 왕궁 깊은 방에서

자신의 배를 어루만졌다.

아직 태동은 없었지만,

무게는 느껴졌다.

<div class="sp"></div>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눈을 감고

숨을 가볍게 쉬었다.

그리고,

아홉 달 뒤, 아이는 태어났고,

아이의 열이 시작되었다.

<div class="sp"></div>

일주일 동안 아이는 앓았다.

다윗은 금식했고,

기댈 곳 없이 기도했다.

<div class="sp"></div>

하루, 이틀, 사흘,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div class="sp"></div>

일곱째 날,

아이가 죽었다.

<div class="sp"></div>

다윗은 울지 않았다.

그는 음식을 달라고 했고,

수염을 다듬었으며,

제복을 입었다.

<div class="sp"></div>

“왕이시여,

아이의 죽음 앞에서 어찌 울지 않으십니까.”

<div class="sp"></div>

신하들이 묻자

다윗은 대답했다.

<div class="sp"></div>

“그가 살아있을 때 나는 기도했다.

그러나 이제 그는 나를 떠났다.

나는 그를 따를 수는 있지만,

그가 다시 내게 올 수는 없다.”

“정죄는 말로 이뤄졌고, \
죄는 몸으로 갚아졌다. \
그 아이는 살아남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 구조 속에서, \
한 사람은 끝을 잃었고, \
또 한 사람은 아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