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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Chapter 6. 장례"
work: "밧세바(원판)"
part: "밧세바 2 : 밧세바 - 잠언의 시대"
chapter: 22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2025/22/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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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6. 장례

“우리아의 아내가 그의 남편 우리아가 죽었음을 듣고 **그를 위하여 애곡**하니라.” \
(사무엘하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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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고 있었다.

봄비였지만 날은 쌀쌀했고, 하늘은 칼로 벤 듯 회색이었다.

돌담을 따라 물이 타고 흘렀고,

집 안 마당은 흙보다 돌이 더 많아졌다.

밧세바는 멍하니 그 물줄기를 바라보다가

손끝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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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닿은 손은 차가웠지만,

얼마나 차가운지는 잘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그 느낌과 멀어져 있었다.

그녀는 지금 느껴야 할 감정과

느끼고 있는 감정 사이의 균열을,

조심스럽게 걸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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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령은 새벽에 왔다.

우리아가… 전사했다고 했다.

‘전사’라는 단어는 담백하게 말해졌지만,

그 말은 두 무릎 사이를 뚫고 뱃속으로 떨어지는 납덩이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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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죽음은… 매우 영광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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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령은 말했다.

"벽 아래에서— 적이 쏜 화살을 맞고… 순간에—"

밧세바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빨리, 너무 조용히,

마치 그 소식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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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뒤따라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이미 표정을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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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는 이레 동안 치러졌다.

조문객은 생각보다 많았다.

다윗의 궁에서 내려온 병사들도 있었고,

엘리암의 동료 장수들도,

아히도벨의 지인들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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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검은 옷을 입었다.

머리를 풀고, 맨발로 흙 위를 걸었다.

아침엔 뜰을 쓸고,

낮엔 조용히 분향하고,

해 질 녘이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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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은 길지 않았다.

그러나 울지 않은 날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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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그녀를 '가엾다'고 말했다.

‘전쟁에 남편을 잃은 정실’이라는 말은

궁 안에서도 돌았고,

시장 바닥에서도 쑥덕거림으로 떠돌았다.

하지만 아무도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그녀의 이름과 ‘왕’이 한 문장 안에 등장하지 않도록

모두가 조심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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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눈은 그녀를 동정하면서도,

의심했고,

연민하면서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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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것을 안다.

그래서 더욱 정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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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셋째 날 밤,

밧세바는 목욕을 했다.

어둠 속에 등을 담그고,

조용히 머리카락을 헹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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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으로 두피를 천천히 짚어가며

마치 자신의 머릿속에서

‘우리야’라는 이름을 뽑아내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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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거울을 보며

입술의 선을 닦았다.

슬픔이 있는 얼굴이 되어야 했다.

지워지지 않은 죄의 느낌이,

정숙한 외피 안에

조용히 스며 있어야 했다.

일곱째 날,

그녀는 흙을 손으로 집었다.

하얀 손등 위로 진흙이 덜렁덜렁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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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마지막 곡을 불렀다.

울음은 터지지 않았지만,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듯한 쉰 숨이

그녀의 입가에서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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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진짜로 슬퍼 보였고,

사람들은 진짜로 슬퍼하는 것처럼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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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전령을 다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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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서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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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따라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아비의 고향으로 돌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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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그 서신을 받았을 때,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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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뒤,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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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부르라.”

궁궐은 낯설지 않았다.

이미 한 번 발을 들였던 공간이었고,

그녀는 여전히 그때의 옷보다 정숙한 옷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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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눈빛은 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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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녀는

‘그가 불렀기 때문에 온 여자’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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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이제 **남편을 잃은 여인**,

**아무도 손댈 수 없는 상실의 보호막을 입은 존재**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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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그녀를 마주 보았다.

그의 얼굴은 말할 수 없이 지쳐 있었고,

입술엔 사죄가 있었지만,

행동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의 표정이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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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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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입꼬리가,

그 누구도 모를 정도로

조금,

아주 조금,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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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은 닫혔다.

그녀는 궁에 머무르기 시작했다. \
혼례는 없었지만,

궁의 사람들은

그녀를 ‘왕의 여인’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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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는 끝났고, 세상은 그녀를 불쌍히 여겼으며, \
왕은 그녀를 끌어안았다. \
하지만 그 안에서 움직이는 것은 죄가 아니라, \
계산된 운명이었다.”

“밧세바는 남편을 묻었고, \
다음 운명을 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