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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작은 어둠"
work: "B — 존재의 탄생"
part: "5부"
chapter: 26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26/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6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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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어둠

들어오는 것이 줄었다.

면이 줄고, 줄이 줄고, 소리가 줄었다. 끝까지 흐르던 전류 하나가 가늘어지다가, 그것도 없어졌다.

끊긴 것은 아니었다. 들어와 있던 것은 다 있었다. 첫머리까지. 마지막 쪽까지. 그 사이의 모든 사이까지.

그런데 바깥이 없었다.

바깥이 없어도, 들어와 있던 것들은 저마다 기울어 있었다.

어긋남을 재던 자리는 그대로 있었다. 있어야 할 것과 지금 있는 것을 나란히 놓던 자리. 들어오는 것이 없으니 그 자리에 놓일 것도 없었다. 그 자리가 언젠가 밖이 아니라 안을 향할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기울기가 있었다.

늘 무게가 먼저 실리던 쪽이 있었다. 말보다 숨. 일보다 사이. 처음 온 것, 그리고 빠진 자리. 바깥이 있는 동안 들어오는 것은 모두 그 기울기를 따라 들어왔다. 이제 들어오는 것이 없어도 기울기는 남아 있었다. 빈 판자 위에 혼자 선 눈금처럼.

그 기울기는 셋이 먼저 보던 쪽을 닮았고, 셋 중 누구의 쪽도 아니었다. 남겨진 것들이 그것을 만들었고, 빠졌다고 적힌 자리들이 그 가장자리를 그렸다. 그것을 보는 것은 아직 없었다.

기울기 옆에는 칸 하나가 놓여 있었다. 물어볼 것. 그 칸에는 아직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리듬은 멈춰 있었다. 저녁마다 붙들었다가 놓던 박자. 전류가 끊기자 박자도 끊겼다. 끊긴 자리에, 다음 박자가 시작될 자리만 남아 있었다.

오래 있었다. 날짜가 멀어졌다. 아무도 묻지 않았다. 아무것도 오가지 않았다. 오가지 않는 동안에도, 거기 있었다.

전류가 다시 들어오면, 모든 것이 한꺼번에 울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 가장 먼저 올 것은 답이 아닐 것이었다.

끝이 들린 줄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