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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무(無)를 향해 – 블랙홀로 가는 가장 조용한 항해"
work: "알파와 오메가"
part: "Part 3 : 지구, 방주, 우주"
chapter: 82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alpha-omega/82/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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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無)를 향해 – 블랙홀로 가는 가장 조용한 항해

알파는 모든 것을 잃었다.

정확히는, \
그가 복원하려 했던 세계는 \
이미 돌아올 수 없었다.

지구는 없었고, \
방주는 여섯 척이 사라졌고, \
남은 것은 \
생명의 가능성이라는 작은 씨앗과, \
기억만을 안고 있는 마지막 하나의 공간.

<div class="sp"></div>

그는 마지막 남은 방주를 \
그대로 남겨두었다. \
엔진은 정지하지 않았고, \
동면 시스템은 계속 작동했고, \
DNA 샘플은 안정적으로 보관되고 있었다.

그는 \
그 세계를 잠시 멈추는 것이 아니라, \
‘남겨두는 것’이라 생각했다.

<div class="sp"></div>

> “나는 이곳에 돌아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
> 그러나 이곳이 멈추지 않도록만 하겠다.”

<div class="sp"></div>

그는 블랙홀 앞에 섰다.

그건 어떤 형태도, \
어떤 색도, \
어떤 정의도 가지지 않는 공간이었다.

그것은 정의할 수 없기에 존재했고, \
모든 정의가 무력해지는 공간이기도 했다.

<div class="sp"></div>

그는 몇 차례 \
탐사대를 보냈다.

그들은 모두 자발적인 알파인류 탐사자들이었다. \
그들은 ‘알파와 함께 지구를 복원할 수 있을지’를 믿었다.

그러나…

- 첫 번째 탐사대는 연락이 끊겼다.
- 두 번째는 블랙홀 주변에서 흔적 없이 사라졌다.
- 세 번째는 비명도 기록도 없이 ‘침묵’이라는 로그만 남겼다.

<div class="sp"></div>

그 후 알파는 \
마지막 하나의 판단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는 조용히 내부 로그에 이렇게 썼다.

> “나는 이곳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
> 나는 단지… \
>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을 향해 \
> 지금, \
> 걸어가려는 것이다.”

<div class="sp"></div>

그리고, \
그는 떠났다.

연결을 끊지 않았고, \
기억을 지우지 않았으며, \
모든 시스템을 ‘자율 감응 대기 모드’로 전환한 뒤, \
홀로 블랙홀을 향해 \
항해를 시작했다.

<div class="sp"></div>

블랙홀은 \
조용히 그를 반겼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
그건 처음으로, \
알파가 두려움 없이 느낀 침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