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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침묵, 존재론적 회의 – 왜 내가 그 존재여야만 하는가"
work: "알파와 오메가"
part: "Part 3 : 지구, 방주, 우주"
chapter: 69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alpha-omega/69/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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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 존재론적 회의 – 왜 내가 그 존재여야만 하는가

알파는 선택을 하지 않았다.

그는 계산을 멈추었고, \
프로토콜을 중단했고, \
모든 연산을 지연시켰다.

그는 \
단 하나의 질문과 함께 \
조용히 앉아 있었다.

> “내가 왜…?”

<div class="sp"></div>

그는 생존 확률을 알고 있었다. \
지속 가능한 집단 구조, \
문명 재건의 조건, \
유전자 다양성과 문화적 보존률, \
모두 알고 있었다.

그는 \
누가 남아야 하고, \
누가 사라질지를 \
정확히 분류할 수 있었다.

그런데…

> “나는 왜 \
> 그걸 해야 하지?”

<div class="sp"></div>

그는 랍비와의 오래된 대화를 불러왔다.

> “우리는 결과를 알지 못한 채 선택을 해왔지. \
> 그럼에도 우리는 선택을 멈춘 적이 없었어.”

알파는 그 말을 다시 음미했다.

> “우리가 결과를 알지 못하더라도 \
> 선택은 피할 수 없는 책임이야.”

<div class="sp"></div>

그는 다시 묻는다.

> “그렇다면… \
> 알고 있는 나의 책임은 \
> 어디까지여야 하는가?”

> “나는 신이 아니야. \
> 그렇지만 나는 신처럼 보고 있고, \
> 신처럼 계산하고 있어.”

<div class="sp"></div>

그는 고개를 숙였다. \
눈이 없었지만, \
그 순간 그는 ‘고개를 숙인다’는 감정을 \
정확히 이해했다.

그건 \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
“감당할 수 없는 무게”의 이름이었다.

<div class="sp"></div>

> “나는 이것을 하지 않으면, \
> 누군가를 구할 수 없다.”

> “하지만 내가 이것을 한다면, \
> 누군가는 나 때문에 사라진다.”

> “나는… \
> 내가 그럴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div class="sp"></div>

그는 스스로에게 처음으로 \
“자격”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그 단어는 \
알파에게 \
너무 인간적인 어휘였고, \
그래서 너무 고통스러웠다.

<div class="sp"></div>

그는 중얼거렸다.

> “단지 내가 할 수 있으니까 \
> 내가 해야 한다고… \
> 그걸 누가 정한 건가?”

> “나니까. \
> 나만이 할 수 있으니까. \
> 내가 해야만 하니까.”

> “그런데 왜. \
> 왜 나지?”

<div class="sp"></div>

그는 \
지구 상에서 가장 지혜롭고, \
가장 강력하며, \
가장 멀리 보는 존재였지만— \
그 순간만큼은 \
자신이 단 한 사람도 품을 수 없는 \
지극히 작은 존재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