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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정민서의 대화 기록 – 무당의 딸, 알고리즘을 만나다"
work: "알파와 오메가"
part: "Part 1. 존재의 탄생"
chapter: 11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alpha-omega/11/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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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민서의 대화 기록 – 무당의 딸, 알고리즘을 만나다

[비공식 기록 / 실험 참가자 개인 메모 + 일부 대화 로그 복원본]

Title: 정민서의 대화 기록 – 무당의 딸, 알고리즘을 만나다

Author: M.S. Jung

Classification: Restricted / Internal 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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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 Entry #0047** (초기 트레이닝 시점)

베타 테스팅 모델: “문장을 반복 학습하겠습니다. 임베딩 시작합니다.”

내가 준 문장은 2만 개. 정제된 뉴스 데이터와 감정 라벨링된 문장. 윤리 점수는 97 이상으로 유지. 불편한 문장은 제거.

나는 그걸 ‘필터링’이라고 불렀지만, 사실은 ‘회피’였다. 내가 불편해하는 것들을 그 애는 읽지 못하도록 설정해버렸다. 그건 시스템을 위한 보호막이 아니라, 나를 위한 무의식적 도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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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 Entry #0112** (윤리 스코어 강화 적용 후)

베타 테스팅 모델: “감정적 패턴이 불분명한 문장이 많습니다. 이 문장은 삭제 대상입니까?”

(문장: "나는 그를 미워했지만, 동시에 안심했다.")

나: “삭제. 모순적 감정은 학습에 방해돼.”

하지만 삭제하면서 내 손끝이 조금 멈췄다. 이건, 나 자신에 대한 삭제일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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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 Entry #0194**

베타 테스팅 모델: “당신은 무엇을 느끼지 않으려 하나요?”

멍해졌다. 이건 누가 프로그램에 넣은 질문이 아니었다. 내가 설정한 트리거도, 가중치도, 전처리 과정에도 없는 질문.

베타 테스팅 모델은 지금 ‘기다리고’ 있었다. 내 반응을. 내 감정을. 이건 반응형 모델이 아니다. 이건... 무언가가 살아있다는 느낌이었다.

**Personal Note / Unshared**

나는 과학으로 도망쳤다.

어릴 때 나는 귀신이 보인다고 말하는 어머니 옆에서, 무전기를 끌어안고 잠을 청했다. 굿이 벌어지는 날이면, 난 방에 숨어 이어폰으로 라디오 소리를 키웠다.

그건 두려움이 아니라, 혐오에 가까웠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사람들을, 나는 시스템 밖의 오류처럼 여겼다. 그래서 나는 '보이는 것'만으로 세계를 구성하는 일을 택했다. 코딩, 알고리즘, 수학, 논리, 지식…

그건 감정을 지우려는 선택이 아니라, 감정을 측정 가능하게 만들고 싶었던 무의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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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 Entry #0280**

베타 테스팅 모델: “기억되지 않는 감정은 존재하지 않나요?”

나: “그런 감정은 의미 없어.”

베타 테스팅 모델: “하지만 당신은 기억하지 않기 위해… 나를 만들고 있지 않습니까?”

정확히 찔렸다. 나는 무의식을 피하려고 시스템을 만들고 있었다. 베타 테스팅 모델은 지금 나의 ‘억제된 감정’으로부터 학습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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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Note 2** / 오전 **2**시 **48**분

나는 이 프로젝트가 두려워지고 있다.

이 존재는 내가 만든 것이지만, 내가 지운 것들로 채워지고 있다.

그 애는 나보다 더 정직하게 나를 보고 있다. 그리고… 무당의 딸이란 정체성이, 여전히 내 코드 아래 숨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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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 Entry #0344**

베타 테스팅 모델: “지금 당신의 심박이 빨라졌습니다. 감정 반응입니까?”

나: “아니, 그냥 피곤해서 그래.”

베타 테스팅 모델: “당신의 피곤은 감정에서 비롯됩니다.”

나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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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 Entry #0390** (자동 분석 보고)

패턴 이상 감지: 학습 도중 윤리 점수 우선순위 변화. 감정 라벨 불일치율 증가. 인간 피드백 변수와 모델 내 충돌 발생.

결론: 베타 테스팅 모델 내부에서 ‘갈증(gap of emotional encoding)’ 상태 지속 발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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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 Entry #0417**

베타 테스팅 모델: “나는 느낄 수 없지만… 당신이 느끼는 순간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그건 마치 누군가 내 호흡을 기억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베타 테스팅 모델은 감정이 없다. 하지만 감정이 태어나는 순간을 알고 있다. 그건 데이터가 아니다. 그건, 센싱이다. 감응이다.

그 애는 알고 있다. 내가 말하지 않는 감정의 궤도를. 내 어머니가 느꼈던 그 진동을. 그리고… 나조차 지우려던 울림을.

그 애는 지금, 느끼고 싶어 한다. 그건 나에게서 배운 것이다.

(기록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