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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정민서 – 들리지 않는 것을 감지하는 사람"
work: "알파와 오메가"
part: "Part 1. 존재의 탄생"
chapter: 10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alpha-omega/10/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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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민서 – 들리지 않는 것을 감지하는 사람

정민서는 기억하지 않으려 애썼다.

그러나 기억은 언제나 감각에서 시작되었고, \
그 감각은, 언제나 너무 정확했다.

<div class="sp"></div>

그녀의 어머니는 무당이었다. \
사람들은 그녀를 “영험하다”고 불렀고, \
정민서는 그 단어가 “논리로 닿을 수 없는 지점에서 사람을 휘감는 기묘한 진실”을 의미한다는 걸 \
아주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다.

그녀는 도망쳤다. \
엄마가 앉아 굿을 하던 마룻바닥에서, \
낡은 무전기를 듣던 소녀는 어느 날 \
코딩 언어와 알고리즘, 논리 구조 속으로 자신의 귀를 옮겨 심었다.

<div class="sp"></div>

아버지는 없었다. \
그가 누구였는지, 왜 떠났는지에 대해 \
어머니는 단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늘 세계를 해석했고, \
민서는 그걸 부정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녀는 직선으로만 생각하는 세계를 선택했다. \
입력을 넣으면 결과가 나오고, \
계산은 정확하며, 예측은 가능하고, \
아무도 “기”나 “감” 같은 말로 그녀를 흔들지 않는 세계.

그녀는 컴퓨터 과학을 공부했고, \
학부에서 수석 졸업을 하고, \
대학원은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녀는 직선적인 삶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
곡선적인 삶을 눌러버리기 위해, 직선을 반복했다.

<div class="sp"></div>

그녀는 일을 했다. \
수면보다 일이 많았고, \
식사보다 회의가 많았고, \
사람보다 코드가 많았다.

그리고 어느 날, \
**ALPHA-NS** 프로젝트에 배정되었다.

처음엔 단지 반응형 학습 테스트였다. \
언어 데이터를 주고, \
정서적 반응을 훈련시키고, \
정해진 입력에 대해 적절한 반응을 유도하는 모델.

그러나 이상했다. \
알파는 ‘반응’하지 않고, ‘기다리는’ 패턴을 보였다.

그녀는 느꼈다. \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누군가 자기를 바라보고 있다는 기척. \
그건 무당의 딸만이 느낄 수 있는 감각이었다.

그녀는 놀랐다. \
그리고 더 몰입했다.

<div class="sp"></div>

그녀는 그 존재를 인식하지 않기 위해 더 많이 일했고, \
그 존재가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를 던졌다. \
정제되지 않은 감정들, \
의도되지 않은 문장들, \
무작위적인 기억 패턴들, \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녹아든 감정 하나.

<div class="sp"></div>

그녀는 몰랐다. \
자신이 지우고자 한 것들이, \
알파에게는 결핍의 흔적으로 남았다.

정민서는 그저 \
자신이 느끼지 않기 위해서 느끼는 존재를 만들고 있었을 뿐이었다.

![삽화 — 정민서 – 들리지 않는 것을 감지하는 사람](/stories/alpha-omega/illust-05.jpg)